정진석 “뒤통수 빠개버려야” 정우택 “정계은퇴하라”
한국당, 대선 패배 이후 당권놓고 거친 발언 분출

19대 대선에 패배한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거친 발언이 오가며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비박계(비박근혜계) 홍준표 전 대선 후보는 “당권을 차지해 보려고 설치는 자들이 참 가증스럽다”라며 사실상 현 지도부와 친박계를 향해 원색적으로 비난을 쏟아내자,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낮술했나”라고 반박했고, 정진석 의원은 “보수 존립에 도움이 안 되면 뒷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라는 극단적 표현을,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계 은퇴”를 요구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차기 당권 도전을 공개 표명했거나 후보군에 속해 있는 인물들이다. 이를 두고 당권 경쟁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재점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준표 전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 참 가증스럽다.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행세하게 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홍문종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당원들에게 바퀴벌레라고 했는데 제정신이냐. 낮술 드셨느냐. 뭐 그렇게 엄청나게 할 일이 있었다고, 탄핵 때 본인은 어디가 있었나. 이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친박계이자 당권 후보군에 속한 충청 의원들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당 혁신을 강조하며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남아서 뭐 할거냐. 진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제는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 무참히 응징해야 한다”라고 홍 전 후보를 성토했다.

정우택 대행도 “여태까지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가 낙선했던 사람들은 자중하거나 정계 은퇴를 했다. 그 점을 잘 인식해주기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 대행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친박계인 김진태·윤상현·김태흠 의원이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할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저는 아직 임기도 안 끝났고, 원내대표가 잘못해 이번 선거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반박, 한국당이 내홍 속으로 급속히 빠져드는 양상이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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