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 사는 직장인 A 씨는 최근 폐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에 A 씨는 다시 서울의 한 대형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건양대병원이 인공지능 암 치료 시스템을 도입됐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B 씨는 유방암 절제수술 후 항암치료를 위해 왓슨 다학제 암진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통상적 방법으로 3주간 항암 약물치료를 제안했는데 왓슨은 2주간 용량집중 항암치료가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B 씨는 이를 감수하기로 했다.

건양대병원이 인공지능 치료 시스템인 왓슨을 도입해 운영한지 2달여 만에 암 진료 풍경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 병원은 지난달 5일 첫 번째 왓슨 다학제 진료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9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왓슨 다학제 진료를 시행했다. 암 종류로는 유방암, 대장암, 위암, 자궁암, 폐암 등 5가지였고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혈액종양내과, 호흡기내과 등 진료에 참여한 의사만 30명이 넘는다.

왓슨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진료에 만족을 표했으며 다학제 암 진료팀과 왓슨이 제시한 치료법에 대해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분야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자와 함께 최상의 진단 및 치료계획을 결정하는 다학제 진료는 예전부터 시행되던 진료방법인데 그 자리에 왓슨이 추가되고 환자에게 직접 설명하는 형태로 치료 흐름이 개선된 것이다.

진료만족도가 높은 건 단순히 왓슨 때문만은 아니다. 환자 한 명을 위해 여러 의사가 한자리에 모여 협의하고 치료계획을 제시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의사와 환자 간 접근성이 향상되고 의사간 소통도 활성화된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대성 암센터 원장은 “항암제의 종류나 치료기법이 국내에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등의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의료진과 환자가 서로 소통하고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 진료의 틀이 갖춰지고 최신 국제표준 치료가 이뤄진다는 점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현재 왓슨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아 별도의 진료비를 받을 수 없다. 오로지 암환자 진료에 최고의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한 서비스 개념이다. 의사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최신 의료정보를 모두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왓슨이 도움을 줄 수 있어 지역 암 진료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더 쌓이게 될지 그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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