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도내 서북부지역의 급수원인 보령댐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 제공

 

충남 보령댐 저수율이 29일 10.1%로 곤두박질쳤다. 보령댐은 보령·서산·예산·홍성·태안·서천·당진·청양 등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한다. 두 달 전인 3월 25일부터 ‘댐 용수부족 대비 용수공급 조정기준’에 따라 ‘경계’단계다.

극심한 봄 가뭄에 물이 말라가는 속도를 계산해보면 보령댐 저수율은 6월 초 한 자릿수로 내려앉고 6월 말엔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심각’단계에 이를 것으로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또 6~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측돼 설상가상이다.

◆저수율은 10.1%… 보령댐 어쩌나

충남도는 이날 케이워터(K-water) 보령권관리단 회의실에서 ‘보령댐 급수체계 조정 사전실무회의’를 열고 내달 1일부터 보령댐의 공급량 일부를 인근 댐에서 대체 공급하는 급수체계 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아산공업용수도와 연결된 관로를 통해 대청댐에서 하루 최대 2만 1000㎥의 물을 당진시로, 전주권광역상수도를 활용해 용담댐에서 1일 1만㎥의 물을 서천군에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메말라가는 보령댐의 물을 절약하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제한급수 시행 전 마지막 단계다.

도 관계자는 “급수체계 조정이 시작되면 보령댐은 하루 3만㎥의 물을 아낄 수 있다”며 “보령댐 수위가 심각단계에 도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행조처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보령댐 저수율은 10.1%(저수량 1100만여㎥)로 예년 대비 28%에 불과하다. 여기서 7%(870만㎥)대로 더 떨어지면 2년 전 제한급수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모내기는 했다지만…

봄 가뭄 지속에도 충남지역의 모내기 비율은 95%로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간척지인 서산A지구와 부사지구는 염분농도 상승으로 모내기에 차질은 물론 묘판 고사, 정상생육 지장 등이 우려된다.

비가 오지 않으면서 이 지역 염분농도는 최대 3900ppm을 나타내고 있다. 27일 현재 충남지역 저수지 저수율은 47%로 평년(70%)과 비교해 67%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도 관계자는 “추수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모내기 데드라인은 내달 25일쯤 될 것”이라며 “관정개발 등 염도 저감대책과 함께 예비 못자리 지원, 도 차원의 예비비 지원 검토 등 가능한 모든 시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 방울의 물이라도…" 물절약 실천 나서

가뭄이 충남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가뭄 극복을 위해 공공과 민간이 팔을 걷고 나섰다. 도는 최근 일선 시군과 공동주택단지 등 물 다량 소비처에 물 절약 협조 공문을 보냈다.

보령댐 저수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향후 비 전망도 어두운 만큼 고통분담에 나서달라는 읍소인 셈이다.

또 화장실, 주방, 욕실 등 물 절약 가능한 생활 부문에서 기존 변기 수조에 절수기를 설치하거나 물 채운 병을 넣어 20% 절수하고 수도꼭지 수압을 낮추는 등 물 절약 생활수칙을 배포하기도 했다.

충남도교육청과 내포신도시 일부 아파트단지 등은 이미 물 절약운동에 들어갔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가뭄 피해가 농가나 산업단지 등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라는 판단으로 물 절약에 조기동참했다”며 “가뭄 극복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