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룡 아이신나라 대표

세종시로 이사를 와서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때가 금강 변을 산책할 때다. 세종 금강수변공원 아침 산책길에서 본 금계국이 온 수변을 덮었다. 노란색으로 아름답게 산야를 뒤덮는 꽃은 개나리와 유채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금계국이 금강둔치를 아름답게 물들일 줄은 몰랐다. 금계국과 마거리트(나무쑥갓)가 싱그러운 들풀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간간히 들려오는 까치, 비둘기, 참새, 이름 모를 물새들의 귀를 간질이는 화음에 징을 치듯 꿩 울음소리는 싱싱한 자연 속에서 삶을 느끼게 된다.

한동안은 개나리가 수변공원 보행길 옆과 강 건너편 둔치에 노랗게 물들어 새봄을 알리는 금강변의 풍광과 노란 개나리가 색동옷 입은 것처럼 제대로 어울린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려 개나리꽃이 지기 전에 아름다운 수변공원을 다녀가길 소개한 일이 있었다. 꽁꽁 언 대지를 희망에 찬 꿈에 부푼 노오란 새싹이 돋아나며, 아름다운 봄을 알리는 봄꽃은 개화 순서가 있다. 우리가 흔히 산야에서 볼 수 있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 등의 순서로 피는 데 금년에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까지 한꺼번에 개화를 하여 아열대 기후를 실감하게 한다.

숲바람 장미원에 아름다운 장미가 만개했는데, 찾는 이 없어 쓸쓸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쓰러웠다. 아침 산책길에만 들러 봤는데, 저녁에 야간 조명 아래서는 색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녁에 아내와 손자를 데리고 갔다. 형형색색으로 바뀌는 불빛에 따라 그야말로 장미의 색깔이 바뀌는 색채가 경이롭다. 근래 금강 변 보행길에 금남교에서 햇무리교까지 탄성포장을 해 놀이터와 잔디광장, 분수공원,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피크닉장 등 공공시설이 갖춰지면서 자연을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손자의 재촉으로 수변공원 가로등 불빛을 벗삼아 보행길을 따라 집으로 오는 길에 이제야 텐트를 철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금강보행교가 완공되면 이곳 금강수변공원은 관광명소로 인산인해를 이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교량 기본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개발계획 반영 및 교량 기본설계를 완료한 후 올 상반기 일괄입찰방식(턴키발주) 등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올해 말 착공해 오는 2021년 완공할 예정이란다. 금강보행교가 건설되면 3생활권 주민들의 북측 중앙녹지공간 접근성이 향상되고 금강 변의 남·북측 녹지광장을 연결해 금강 녹지공간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며, 각종 행사 개최 시 축제·이벤트 장소로의 이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행복도시 남측상가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강보행교를 통해 금강 북측에 위치한 중앙공원, 박물관단지, 국립수목원, 호수공원 등과 남측의 금강수변공원이 서로 연계돼 행복도시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며, 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아파트 주위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강변 쪽 2차선 도로의 한 차선은 차량이 점령을 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수변공원 가까이 주차하려고 세워둔 차량들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벤치에는 음료수나 먹다 만 커피잔, 술병, 쓰레기봉지가 널브러져 있다. 심지어는 가족 피크닉장에 장기간 텐트를 설치해 무단 점검하는 시민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상대방은 아랑곳없고 오로지 나만 편하면 된다는 심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공시설물을 아껴 쓰고, 공공질서를 잘 지킬 때 밝고 건전한 사회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 시민의식이 문제다. 아름다운 금강수변공원은 지역주민들의 휴식처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인 휴양 및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아무리 경관이 아름답고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복지시설이 갖춰진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자기편의주의는 결국 내가 피해를 보게 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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