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욱원 대전시 도시계획과장

 

도시는 사람에게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자 삶을 즐기는 대상이 된다. 그렇기에 도시에서는 다양한 활동과 기능들이 생겨나고, 도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한다.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고 소용돌이치는 도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도시 미래와 발전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바로 도시기본계획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은 공간체계 및 도시계획체계상 최상위의 법정계획으로 도시관리의 원칙과 정책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도시기본계획에는 그 도시의 토지이용, 교통, 주택, 안전 및 방재 등 물리적 환경은 물론 인구, 도시재생, 산업, 복지 등 사회·경제적인 환경까지 도시의 전 분야를 망라하는 정책계획이자 종합계획의 성격을 지닌다. 대전시는 지난 2013년 수립한 ‘2030 대전도시기본계획’에 우리나라의 신중심도시를 지향하는 Global City, 사람과 문화가 공존하는 Human City,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는 Green City를 도시비전으로 삼아 도시 전 분야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발전전략을 마련, 추진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뛰었지만 대내외적인 최근의 여건 변화를 담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새 정부의 등장과 함께 외적으로는 현실과 가상이 인간을 중심으로 융합함으로써 모든 것이 연결되고 지능적인 사회로 진화한다는 제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고, 내적으로는 고령화, 1∼2인 가구의 증가 등 우리 시 인구구조의 변화는 물론 세종특별자치시와 청주통합시를 포함한 대도시권 내의 상호경쟁과 상생문제, 최근 성숙해지고 높아진 시민의식에 따른 시민의 참여 확대 등 새로운 이슈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시의 도시 미래비전과 발전전략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 도시계획 트렌드와 변화하고 있는 도시여건을 반영해서 대전의 도시관리 방향과 성장전략을 새롭게 구상하는 한편,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빨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 시의 당면과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가시화되고 있는 대전 관련 대선 공약 사업, 즉 제4차 산업혁명 특별시 조성과 중부권 원자력의학원, 대전의료원, 국립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옛 충남도청 이전부지 활용, 대전권 순환교통망 구축과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기 착공, 대전교도소 이전 등의 차질 없는 추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 사업의 밑그림을 반영한 새로운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이 시급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2030 대전도시기본계획’을 새롭게 짜고 정립함으로써 새 정부 공약사업은 첫 단추를 꿸 수 있고, 적재적소에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마련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외에도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원녹지기본계획의 변경내용과 악취 등으로 시민이 불편해하는 하수종말처리장 이전계획 등 현안사업을 적기에 지원할 수 있는 계획여건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행이도 우리 시는 역동적인 변화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선 대응하는 한편, 대전의 발전전략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2030년 대전도시기본계획’을 새로 수립 중에 있다. 앞으로 대전의 미래청사진인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 시민참여와 계획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수립 단계부터 다양한 참여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며, 기본계획안이 마련되면 시민설명회, 전문가 및 주민 공청회 등을 열어 다양하고 발전적인 의견을 수렴하여 시민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예정이다.

물론 지금까지 지향해왔던 도시정책의 관성을 획기적이고, 단시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마냥 준비 없이 맞이할 수는 없다. 우리 시는 ‘2030 대전도시기본계획’ 수립을 계기로 대전의 미래상과 발전전략을 구상하는 한편 대전의 대선 공약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출발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더불어 이를 도시계획 행정에 어떻게 투영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도시정책이 지향하는 가치를 시민 모두가 공유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 시민과 공감하는 도시계획을 실현해 나가기를 기대하면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 또한 당부드린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