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학교 성범죄 사라집니다

▲ 대전시교육청이 21일 대전교육정보원 합동강의실에서 특수학교(급) 중·고등학교 과정 특수교사 100여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기 장애학생의 성폭력 예방을 위한 연수를 연 가운데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공적인 장소 혹은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성기를 만진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은 채 성기를 노출하거나 자위를 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의 표시를 성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려는 행위를 한다. 이는 발달장애인이 성적인 욕구조절에 실패한 경우 발생될 수도 있는 사례다.

대전시교육청은 21일 대전교육정보원 합동강의실에서 특수학교(급) 중·고등학교 과정 특수교사 100여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기 장애학생의 성폭력 예방을 위한 연수를 실시했다. 연수는 장애학생 인권지원단 활동의 일환으로 성폭력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지적장애 청소년의 성폭력 사례를 공유하고 성폭력 예방을 위해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성교육 지도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날 연수에선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가 직업현장에서 필요한 성교육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한 교실에 비장애 학생 5명과 장애 학생 2명이 인터넷을 통해 야한 동영상을 보고 있다. 영상엔 남자의 강제적인 성 행동을 거부하면서도 결국엔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이후 이들의 행동패턴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인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영상에서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모방 행동을 하며 학교 여학생들에게 재현한다. 이 친구들은 ‘인터넷에서 본 여자들은 괜찮다고 하는 데 하나의 놀이지 않나요’라고 반문한다. 자극받은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기까지 잘못된 것이라고 인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전달하는 교육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배 대표의 설명이다.

배 대표는 “발달장애아들이 성적인 놀이로 자위에 집중하는 이유는 놀 게 없어서다. 제한된 선택지, 협소한 행동의 범주화로 인한 통제된 생활, 장애차별로 인한 배제, 성차별로 인한 폭력 등 현재 장애를 가진 학생들 위치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으며 “성인이 되면 성적인 행위가 가능하고 콘돔을 주며 설명을 해주는 등 학년별로 범주화를 달리해야 한다. 또 장애인 대상 성교육의 방향으로 욕구표현 및 관계중심의 성교육, 발달장애여성, 남성도 성적 주체로 인정, 성적 욕구를 긍정하고 표현하며 내 몸의 주체성과 타인의 몸의 소중함을 관계맺기와 의사소통을 통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깨고 일상적인 문화를 바꿔 나가도록 노력해야 하며 성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나의 노력과 실천이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첫 시작, 변화하는 성, 다양한 사회문화적 시각을 반영하는 성교육 질병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성교육이 아닌 욕구와 자기표현을 기반한 성교육이 필요하다고도 설명했다.

윤국진 유초등교육과장은 “밖에서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성적인 억압이나 폭력 등이 더 심각하다. 사회에서 관심을 갖기 않는 것도 아니고 처벌 및 교육을 강화함에도 좋지 않은 일들이 생겨 애석하다”며 “학교에서부터 그런 일들 대응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교육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장애학생이 성폭력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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