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호 교육감 설립의지 밝혔지만…정부 정책방향 지켜본 후 결정키로

대전시교육청의 오랜 숙원사업인 대전국제중·고등학교 신설이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 모드로 진입하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사고와 특목고 등의 폐지를 교육공약으로 추진하면서 국제중고를 설립하겠다는 설동호 교육감의 의지와 정면 충돌하면서다. 아직 시교육청이 학교 설립 의지를 접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관망세가 최선이다.

교육부가 최근 전국시·도교육청에 ‘2017년 수시 1차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이하 중투)’심사 안건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가운데 시교육청은 국제중고 설립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 중투는 내달 17~18일로 예정돼 있다. 계획대로라면 국제중고 추진 의사가 명확한 시교육청은 늦어도 내달 초 경 국제중고 설립을 위한 안건을 제출해야 하지만 이번 중투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대전 국제중고 설립 중투 심사에서 ‘재검토’를 통보한 바 있다.

이번 중투 심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학교 설립은 그 만큼 늦어지게 된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심사를 받는다고 해도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시교육청은 국제중고 설립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당장 재도전을 하지 않는 것은 정부 정책이 어떻게 확정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며 “정책 방향에 따라 국제중고 설립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정부 차원의 국제중고 폐지가 단행되지 않는다면 관련 예산 수립과 실시설계 등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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