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공주주재>
공주시와 공주시의회가 제기능을 못하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6일 홍보비 1억 원 전액삭감을 골자로 한 2011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공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 올 하반기 시정홍보비가 단 한 푼도 없게 됐다.

앞서 공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5일 2011년 제2회 추경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집행부가 상정한 홍보비 1억 원을 만장일치로 전액 삭감시켰다.

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를 놓고 일부 언론에서는 공주시 및 공주시의회와의 전면전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정홍보비는 말 그대로 시정을 제대로 홍보하기 위한 꼭 필요한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전액 삭감되면서 적극적인 홍보업무는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목소리 큰 의원의 사견이 단 한 명의 이견도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는 점이다. 나머지 11명의 의원의 목소리는 실종된 셈이다.

이준원 공주시장과 이 모 의원 간의 정치적 파워게임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이에 동조하거나 침묵하는 의원들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민의를 대변하고, 전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귀를 쫑긋 세워야 할 의원들이 이 모 의원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화와 타협, 이해와 설득의 의회기능이 마비 상황에 있는데도 누구하나 나서는 이가 없으니 참으로 딱하다. ‘벙어리 의회’, ‘눈치만 보는 의회’, ‘총체적인 리더십 부재’라는 표현이 꼭 어울린다.

시 당국의 무원칙, 무형평의 언론정책과 손발 놓고 있던 무사안일도 이번 사태를 불러온 빼 놓을 수 없는 원인 중 하나다.

그간 시 출입기자들의 반발과 끝임없는 문제제기에도 아랑곳 않고 특정 언론사 배불리기의 구태를 반복해 급기야 기자들이 들고 있어나는 빌미를 제공, 이번 사태를 키웠다.

더구나 시 당국은 이번 사태가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적극적인 의원 설득에 나서지 않아 직무유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앞으로 시정홍보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홍보계 또는 홍보업무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라도 냉철한 이성을 회복하고 갈등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정치, 소통의 정치, 제 목소리를 내는 의회상이 구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준도 원칙도 없는 주먹구구 식의 홍보예산 집행과 입맛에 맞는 언론만 상대하려는 언론 길들이기 행태 또한 지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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