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코리아 낫싱" 강력 비판
민주당 "안보 점검" 불안 불식

안보 이슈가 문재인 대통령 휴가의 적절성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도발로 불안한 한반도 정세에 문 대통령이 휴가를 이어가며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야당이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기 때문으로, 여당은 문 대통령이 휴가를 반납하고 업무에 복귀하면 국민 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논리로 반박하며 안보 점검에 나섰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충남 보령·서천)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휴가 중에 사인하고 시민들과 사진 찍으며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라며 “세월호 때보다 더 엄중한 데도 휴가를 즐기며 안보 불감증을 조성하는 대통령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미·중 충돌과 미·일 정상 간의 전화 통화 중에 당사자가 미국과 통화하지도 못하는 걸 ‘코리아 패싱’이라고 표현하는 데 ‘코리아 낫싱’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라고 비꼬았다.

앞서 정우택 원내대표(충북 청주 상당)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원유 수출 금지 등 전면적인 대북제재에 서명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장시간 통화하며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라며 “정작 한국 대통령은 논의에서 빠졌다. 스스로 방관자를 자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비단 저만의 시각인지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코리아 패싱’을 부각시키며 공세를 취하는 등 야당이 안보 불안감 조성에 집중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안보 점검에 적극 나서며 맞불을 놓았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현 안보 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점검에 나섰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충남 아산을)은 “우 원내대표 등 의원들은 중국에게도 미국에게도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중국과의 관계가 흐트러지지 않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휴가 반납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더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사실은 지도자로서는 국민들을 안심시켜 주는 게 큰 역할이지 않겠느냐. 적절하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문 대통령은 5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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