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원 '나는 내 아내가 너무 좋다'] 고단한 삶 함께 버텨준 그대는, 아직도 내 사랑
[임석원 '나는 내 아내가 너무 좋다'] 고단한 삶 함께 버텨준 그대는, 아직도 내 사랑
  • 최일 기자
  • 승인 2017.08.0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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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반세기 살아온 작가의 인행…묵묵히 따라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

닭살이 돋는 제목이다. 아무리 애처가라도 이런 속보이는 애정 표현을 대중을 향해 선포할 수 있을까? 권태기에 빠진 부부들 사이에선 좀처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도발(?)이다.

‘한 억척 베이비부머의 효와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임석원의 자전적 에세이집 ‘나는 내 아내가 너무 좋다’(도서출판 가문비)는 1부 아내와 어머니, 2부 나, 3부 짧은 신혼 긴 이별:젊어서 사서 고생, 4부 고생 후 보답받는 삶, 5부 은퇴 등에 걸쳐 총 41편의 글을 담았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로, 이 책은 자신을 위해선 한 가지도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채 오직 가족만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다.

어찌 그만 그런 삶을 살았겠는가? 그 시절엔 대부분 비슷한 삶을 살았다. 여기서 그의 아내를 떠올려 본다. 만약 아내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그가 가정에서, 사회에서 과연 자신의 임무를 다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내 아내가 너무 좋다’라는 그의 고백은 그저 입에 발린 칭찬이 아니다.

“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소박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삶의 이야기로,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삶이 기록돼 후세의 삶에 나름 참고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1960년부터 2010년대까지 50여 년의 세월을 담담하게 녹여낸 그의 이야기는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위대한 이야기이고, 격변의 반세기가 투영된 대한민국의 이야기다. 전쟁 후 폐허를 딛고 경제 개발에 전력을 다했던 시절, 1963년부터 광부들이, 1977년부터 간호사들이 독일로 파견됐고, 1980년대엔 중동이 해외 진출의 주무대가 됐다. 부모님과 동생들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중동 근로자로 살아온 그의 이야기는 그 시절의 아픔과 추억을 곱씹게 하면서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956년 지리산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보문중·대전고와 한남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 S그룹 S건설에 입사해 23년을 근무하면서 사우디·싱가포르·인도네시아에서 8년간 근무했다. 2003년 영국 유통회사 B&Q 구매이사, 2004년 경남 S건설 서울사무소장을 지낸 그는 2009년 H그룹 H건설에 입사해 리비아에서 자재·장비 구매업무, 2011년 E그룹 E건설에 입사해 중국과 동남아 대외구매를 담당했다. 2013년에는 전북 J건설 사우디 현장에서 일했다.

지금은 34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미군 부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여러 분야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분당 판교지역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작가’로 후반기 인생을 살고 싶다는 그는 책 읽고 여행하고 글 쓰는 삶을 계획하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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