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누나 리더십으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다

▲ 지난 11일 올해 상반기 전국 ‘베스트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선정된 유혜미 경장이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아이들의 손이 아닌 마음을 체포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학교 전담경찰관(SPO)이 있다. 그는 학교 안팎을 넘어 위기청소년까지 보호하는 SPO의 고된 업무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첩보와 잠복을 통해 위기의 아이들을 구출하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돼 준다. 그 노력은 ‘우범소년송치 매뉴얼’ 제작과 배포라는 의미 있는 시스템 진전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11일 올해 상반기 전국 ‘베스트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선정된 유혜미 경장(대전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SPO)의 활약상은 ‘위기청소년 보호’에 의미하는 바가 적잖아 보인다.

전국 학교전담경찰관(SPO) 1138명 중 학교폭력예방활동이 우수한 경찰관을 3명을 선발하는 베스트 학교전담경찰관. 올해 그 영예를 안은 유혜미 경장은 학교 안팎의 폭력예방은 물론 가정 밖 청소년 문제 발굴 및 해결, 신고 사건 처리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첩보제출 실적과 소년범 수사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우범소년송치 매뉴얼을 제작 배포해 전국 일선 경찰이 활용할 수 있게 한 일은 대표적이다. 우범소년송치는 소년법에 근거해 범죄우려가 있는 청소년을 '우범소년'으로 가정법원에 송치해 아이들에게 적절한 소년부 판사의 소년보호처분을 받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선도 보호 제도다.

비행 청소년의 범죄 예방과 개선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제도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서울에서만 일부 시행됐을 뿐 전국적인 활성화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지역사회는 지난해 4월 대전 중부서 여청계가 대전지역에서 첫 우범소년송치를 실시하며 제도 활용이 본격화됐다. 당시 유 경장은 사건의 첩보를 입수하는 등 분주히 움직여 진상을 파악하고 수사팀 등과 함께 우범소년송치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경험은 우범소년송치 매뉴얼을 제작하는 밑바탕이 됐다. 유 경장은 “우범소년송치제도를 활용할 때 적잖은 분들이 수 시간씩 헤매는 것을 보고 절차상 어려운 부분을 설명해주는 매뉴얼을 만들게 됐다”며 “매뉴얼을 만든 후 경찰청과 대전지방경찰청에 보고 돼 경찰청 시스템에 올랐다. 경찰들이 볼 수 있는 곳에도 매뉴얼이 올라 전국 경찰들이 활용할 수 있어 보람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두되는 가출 청소년 문제를 비롯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SPO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유 경장도 다르지 않다. 그는 “학교폭력 문제는 점차 안정화가 이뤄져 다행이지만 가정 밖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흥업소 주변에 잠복도 하고 찾으러 다닌다. 또 보호자쉼터 연계와 사후관리까지 모든 일이 쉽지 않다. 그래도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유 경장은 청소년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3700여 명에 달하는 SNS 친구들의 고민상담을 일일이 들어주며 그들의 든든한 누나, 언니가 돼 준다. 유 경장은 “장기 가출했던 청소년이 있는데 우범소년 송치를 통해 소녀보호처분을 받았다. 위탁보호기관에 있으면서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며 “아이를 터미널에 데려다 준 일이 있는데 나중에 잘 지내고 있다며 문자가 왔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나쁜 길로 들어서지 않게 계속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학교전담경찰관 선정에 대해 유 경장은 “태경환 서장님, 박선미 과장님과 최명호 계장님, 직원 분께 고맙다. 또 여자 청소년 성매매 문제에 대해 파악하려면 생활질서계 도움이 필요하다. 밤낮으로 함께 고생해 준 최재석 계장님 및 형사님들께 고맙다. 그리고 전임 여청과장님인 심보영 과장님께도 감사하다”며 고마워했다.

유 경장은 SPO로서의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한다. “누군가 단 한사람만이라도, 사랑해주고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게 옆에서 든든히 지켜줄 수 있는 경찰언니, 경찰누나, 경찰이모. 하나의 가족이 돼 주고 싶다”고 바랐다.

글·사진=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