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야당 시장' 대전 징크스 주목

민선 7기 지방자치시대를 이끌 지역 일꾼을 선출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내년 6월 13일)가 정확히 3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교롭게도 17일은 5·9 장미대선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는 날로, 과연 충청 민심이 300일 뒤 어떤 표심을 드러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4면

지난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충청 민심은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을 매섭게 심판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박근혜정부의 무능·무책임, 관료사회와 기득권층의 부정·부패에 분노한 표심이 여실히 반영돼 제1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교육감 선거에서도 대전을 제외하곤 진보 교육감을 탄생시키며 시대 변화를 엿보게 했다.

문 대통령 집권과 함께 여당의 지위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대과(大過) 없이 민선 6기 시·도정을 마무리한다면 진보 진영의 강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전의 경우 1995년 민선자치시대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여당 시장이 탄생하지 않았던 지역이어서 이러한 징크스가 재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영삼(민자당)·김대중(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이 집권하던 민선 1~2기에 자민련 홍선기, 3기에 한나라당 염홍철, 노무현(열린우리당) 대통령 시절인 4기에 한나라당 박성효, 이명박(한나라당) 대통령이 재임하던 5기에 자유선진당 염홍철, 박근혜(새누리당) 대통령이 집권하던 6기에 새정치민주연합 권선택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으며 대전시장은 늘 여당과 어긋난 채 야당에서 배출됐기 때문이다.

현재 차기 대전시장 후보로는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최종심에 따라 향후 정치적 거취가 결정될 민주당 권선택 시장 외에 이상민 의원, 허태정 유성구청장, 자유한국당에선 박성효 전 시장, 이장우·정용기 의원, 이재선 전 의원, 육동일 충남대 교수, 국민의당 한현택 동구청장, 김창수·임영호 전 의원, 바른정당 남충희 시당 위원장, 김신호 전 교육부 차관, 정의당 김윤기 시당 위원장, 한창민 중앙당 대변인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2022년 20대 대선에 포커스를 맞춘 안희정 지사의 불출마가 점쳐지는 충남지사 선거에 나설 주자로는 민주당에서 나소열 전 서천군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복기왕 아산시장, 김홍장 당진시장, 양승조 의원 등이, 한국당의 경우 정진석·이명수·홍문표 의원, 국민의당 조규선 도당 위원장, 김용필 도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세종시장 후보로는 민주당에서 이춘희 현 시장, 한국당에선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박종준 코레일 상임감사,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유한식 전 시장, 조관식 국회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 등이, 충북지사 후보로는 민주당 이시종 현 지사, 오제세 의원, 노영민 전 의원, 한국당에선 박덕흠·이종배·경대수 의원, 윤진식 전 의원, 이기용 전 도교육감 등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

남은 300일간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흔들 정계 개편 등 정치적으로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 민주당이 이변 없이 19대 대선의 여세를 몰아 대세를 이어갈지, 보수 진영의 반란이 일어날지 현재로썬 가늠하기 힘든 상황으로 매 공직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해온 충청 민심이 문 대통령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내년 6·13지방선거에서 보여줄 절묘한 표심에 이목이 쏠린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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