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대상을 하나로 정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예술은 그 과정과의 관계를 얘기한다. 새로운 미(美)의 가치와 관계 수립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예술은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고 역사의 흔적을 부각시키며 일상적 삶을 심미화한다. 제4갤러리는 생명의 가치와 방향을 바로 바라보게 하는 ‘탄생(Birth)’을 주제로 한다.

 

마리아 네포무체노 作 - 색의 신들에게 바치는 제물

◆마리아 네포무체노(Maria Nepomuceno)-색의 신들에게 바치는 선물

마리아 네포무체노는 브라질 출신으로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선정 작가이기도 하다. 호주 원주민 에보리진 아트가 있듯 브라질에도 원주민 아트가 존재한다. 브라질 원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했던 자연의 줄기들을 엮는 방법들은 패턴이 모두 다르다. 작가는 이런 것들을 찾아내 연구하고 그 결과를 가장 브라질답게 만드는 만들어왔다. 사라지는 것, 잊히는 것들을 현재로 끌어내 현대적인 미술과 접목시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시간적 연결을 시도한다. 작품 ‘색의 신들에게 바치는 선물’은 비지공예, 자연의 씨앗, 줄기, 여러 가지 꽃들을 차용해 새로운 자연환경을 보여준다. 작고 소소한 것들이 모여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고 이는 곧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수립을 상징한다.

 

크리스찬 포어 作-멜로디시리즈

◆크리스찬 포어(Christian Faur)-멜로디 시리즈

크리스찬 포어는 이름보다 작품으로 더욱 유명한 작가다. 직접 제작한 다양한 색의 크레용을 쌓는 방식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드는 픽셀아트를 통해 그는 동시대와 그 시대 속의 삶을 연결하고 이야기한다. 덕분에 그는 동시대 현대미술의 진정한 가치와 현실을 시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멜로디 시리즈를 비롯해 전시된 작품들은 크레용으로 만들었다. 자신의 딸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크레용을 만들어 주고자 했던 호기심은 지금까지 그를 작가로 살게 하고 있다. 직접 색의 농도를 조합해 자기가 원하는 하나의 도트 형식으로 색깔을 만들고 특히 그 오랜 경험으로 자신만의 색상표를 만들기도 했다. 작가는 미국의 현대사회가 인종, 인간에 대한 문제에 부딪히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작가의 딸을 표현한 멜로디 시리즈에 보이는 무지개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끊임없이 접근을 시도하고 주변인들의 기억을 다양한 콘셉트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그는 한 인간에 대한 감성, 사회적인 인종문제를 복합적으로 표현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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