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창 <태안주재>
천수만 양식장 바지락폐사 피해어민들이 지난 6∼7일 한국농어촌공사 정문 앞에서 장맛비를 맞으며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는 밤샘 농성집회를 했다.

이때 충남 홍성출신 홍문표 농어촌공사 사장은 어민들의 면담신청을 끝내 받아주지 않고 그대로 정시에 퇴근하는 등 때문에 어민들은 거지취급을 당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어민들은 홍 사장이 고향에서 올라간 피해어민들이 장맛비를 맞지 않도록 자신의 사무실이라도 내주고 대화하는 등 최소한의 배려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홍 사장은 이 같은 배려도 없는데다 자신을 찾아온 고향의 피해어민들의 면담요구까지 외면하는 등 인간적인 면과 소통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를 지켜본 태안군의 한 공무원은 공공기관의 장이 왜 집단민원인들의 면담신청도 이틀 동안 받아 주지 않고 시간에 맞춰 그대로 칼퇴근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목격담을 전하고 있다.

피해어민들도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아서 서운한 게 아니라 홍 사장의 이 같은 처사에 분통이 터진다고 가슴을 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해와 올해 천수만 AB지구 담수호의 배수갑문을 열고 6급수 이하의 오폐수를 바다에 무단방류해 양식장 바지락이 집단폐사했으면 홍 사장은 사과는 못할망정 피해어민들을 이렇게 우롱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또 대다수의 성공한 출향인사들은 고향사람이 찾아가면 반갑게 맞이하고 현관까지 나와서 배웅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홍 사장의 이번 처사에 대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어민들은 이(齒)를 갈고 있다.

고향에서 올라간 피해어민들의 손을 잡아주지도 못하고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도 못한데다 장맛비를 맞으며 밤샘까지 하면서 만나달라고 하는 간청까지 외면한 홍 사장의 오만방자함과 소통이 부족한 면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피해어민들은 더 이상 우롱당하기 싫다고 눈물을 흘리며 7일 밤 농성을 풀고 자진철수했으며 앞으로 홍 사장 퇴진운동과 내년 총선에 출마하면 낙선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나서고 있다.

특히 서산·홍성·태안지역 피해어민들은 천수만 방조제 배수갑문 위에서 2차 집회를 갖기로 하고 농어촌공사가 자신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굴삭기로 배수갑문을 파괴하겠다고 성난 목소리도 내고 있다.

홍 사장은 고향어민들의 이 같은 고충을 충분히 헤아려서 얼굴을 마주보며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천수만 양식장 바지락 집단폐사 피해어민들에게 피해보상 대책은 물론 AB지구 내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개선 대책과 배수갑문 개방과 관련한 민관협의회도 발족시키는 등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 사장이 천수만 피해어민들과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갈망해보며 홍 사장의 사심 없는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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