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없는 물난리 속에 유럽연수를 강행하고 징계 파문 등을 빚은 충북도의원 3명이 11일 도민들에게 공개사과했다. 이는 지난 4일 열린 도의회 제358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징계 결정에 따른 의정 절차로 이뤄졌다.

당초 도의회는 행정문화위원장이었던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 의원에 대해 공개사과와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김 의원과 함께 연수에 나섰던 같은 당 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의원에겐 공개사과만 하도록 의결했다.

이번 임시회 3차 본회의를 통한 공개사과에서 김 의원은 “사려 깊지 못한 판단과 언행으로 도민과 국민에게 우려를 끼쳐 죄송하다. 이번 일을 무겁게 받아들여 오른쪽·왼쪽을 아우르고 늑대의 우두머리가 약한 놈과 어린 놈을 모두 돌보며 가듯이 배려와 관용, 포용의 정치를 하겠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이번 연수 프로그램 사태로 공직과 의회가 세계의 트렌드 발전을 수용하지 못하고 위축돼 국외 프로그램이 가동되지 못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라며 “최병윤(더불어민주당·음성1)·박봉순·박한범 의원과 그들의 가족 및 유권자들에게도 죄송하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박봉순 의원은 “불미스러운 일로 도민과 동료의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하고 사죄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박한범 의원은 “수해 현장을 뒤로 한 채 해외연수를 추진해 국민적 분노와 사회적 파장을 야기했다. 도의회 위상은 물론 도민의 명예를 실추시켜 그동안 부끄러움 속에 많은 반성과 후회의 시간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사과에 따라 도의회 징계는 마무리됐지만 지역 시민사회계에선 ‘솜방망이 처분’이란 반발과 함께 “도의회 출석정지 기간에도 의정비가 지급되기 때문에 김 의원의 출석정지 30일 징계는 오히려 유급 포상휴가를 준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30일간 출석이 정지되지만 다음 회기인 제359회 임시회가 내달 12일 예정돼 있어 의정활동이 제한되는 것은 공개사과에 나선 이날 하루뿐인 셈이 됐다.

한편, 김 의원 등 4명의 도의원은 청주지역 집중호우 이틀째인 지난 7월 18일 유럽연수를 떠났고, 여론의 지탄 속에 일정을 취소하면서 중도 귀국했지만 한국당은 소속 의원 3명을 모두 제명했고, 민주당 최병윤 의원은 의원직을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청주=민태찬 tttcha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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