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레포트 - 이즈미야마 시가꼬(일본)

상담사, 상담원, 요즘은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있으면 상담을 받으러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음악을 즐기고나 영화를 보고나 뭔가 스트레스해소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한 이주여성들이 마음 편안하게 말 하는 곳이 없습니다. 같은 나라끼리 친구가 될 수 있고, 한국인과 친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친구에게 말 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요즘 여러 일이 있어서 정말 삼당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나’라는 인간을 모르는 사람한테 다 털어놓고 말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원하면 기회가 오는 걸까요? 몇 주 전에 그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 분은 본인이 몇 년 동안 상담사를 하고 있고 절대로 상담하는 이야기는 안하고 비밀을 지킬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상담을 시작한지가 오래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지장(탈)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나의 이야기가 시작하고 상담사가 들어주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상담사는 내 마음이 충분히 이해한다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가 아는 일본인이 지금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고, 그 일본인은 남편과 어떤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하다가 놀랍게도 어디에 살고 있는 누구누구라고 이름까지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비밀 보장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상담하는 사람의 이름과 거주지까지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웃으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그 상담사가 제 앞에서 전화를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서로 잘 지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순간 머릿속에 하얘졌습니다. 마음 놓고 편안하게 말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마음을 닫아버렸습니다.

‘내 이야기도 그렇게 간단하게 다른 사람한테 말 할 건가? 말도 안 돼!’ 결국 상담사와의 시간은 진심을 말 안하고 그냥 지나가버렸습니다.

이 기회로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저는 요즘에 내 자신이 상담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담사가 되고 정말로 이주여성들에게 필요한 [다 받아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그리고 아이들의 나라이지만 역시 뭔가 거리를 느끼는 것이 있어 진심을 말 못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합니다. 이주여성들은 한국 분들을 믿고 싶고 마음을 열고 싶습니다.

결국 저부터 한국사회에서 마음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주여성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노력해야 살 수 있는 세상인가 봅니다. 다 믿고 싶은데, 믿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세상인가 봅니다.

자료제공= (사)한국다문화연구원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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