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우리 고장 대전에는 문인(시인·수필가·소설가·아동문학가·희곡작가·문학평론가), 화가, 서예가, 가수, 작곡가, 연극인, 공예가 등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거주하면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 대전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대전 문화예술인들은 공연, 전시, 작품집 발간, 문화예술 교육 등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런데 공연장과 전시장을 가보면 대부분 관객이 거의 없어 썰렁하다. 문화예술 작품과 단행본은 수요가 거의 없어 잘 팔리지 않고, 어쩌다가 팔려도 저가라서 돈 벌이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부업을 한다. 전업 예술가가 극소수에 불과해 시민 대부분이 공감하는 수준 높은 전시와 공연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것이 대전 문화예술의 현주소다. 그래서 요즈음 대전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온갖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전 지자체의 재정 형편이 좋지 않아 예산을 확보하기 힘들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대전공원 특설무대에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한국예총 대전시연합회 주최, 대전시와 중구 후원으로 ‘2017 대전 시민공감 예술제’가 개최됐다. 그런데 홍보 부족과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무관심으로 객석의 20%도 채우지 못해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평소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많아 개막일과 폐막일 행사장을 둘러봤는데 예상 밖으로 시민 참여율이 저조해 실망하고 돌아왔다. 실제로 ‘시민공감’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관람객 수가 행사요원 수보다도 적어 충청도의 향토축제를 조사·연구하는 향토사학자로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선 “대전 시민공감 예술제를 이렇게 허술하게 개최할 바에는 차라리 폐지하라”, “중구청이 해마다 개최하는 ‘칼국수 축제’보다도 참여 인원이 훨씬 적어 황당하다”, “문화예술인들이 무더위에 공연 준비를 하느라고 수고가 많았을 텐데 관객이 거의 없어 안타깝다” 등의 혹평이 이어졌다.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홍보 부족으로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홍보를 더 많이 해 내년 행사에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대전예총 회원은 물론 대전시 문화예술과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전 시민공감 예술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 성공적으로 행사를 개최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문화예술의 향상을 기해야 한다.내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선 주최 측이 타 지역의 우수 예술제를 벤치마킹해 행사 계획을 빈틈없이 꼼꼼하게 수립하고, 공연의 예술성·역사성을 잘 살리는 한편 홍보를 강화하고,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를 충분히 마련해 시민 참여율을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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