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를 비롯한 국민의 절반 이상이 대한민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 및 전술핵 배치 주장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조사 대상 샘플이 극히 적기는 하지만 특히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찬성 여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3일 성인 506명(전국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 핵무기 개발 도입 찬성 의견이 53.5%로 반대(35.1%)보다 18.4% 포인트 높았다. 이와 함께 핵무기 개발 및 전술핵 배치에 대해 ‘실현 가능하다’는 답변은 49.7%로 ‘실현 불가능하다’(38.9%)는 답변보다 10.8% 포인트 높았다.

지역사회에서도 핵무기 개발 및 도입에 찬성하는 답변이 많았다. 대전·세종·충청은 대한민국의 핵무장에 대해 59.8% 찬성의견을 보여 반대의견(29.1%)을 2배 넘게 앞섰다. ‘실현 가능하다’는 의견도 60.9%를 기록했다.

최근 북한에서 수소폭탄 실험으로 추정되는 인공지진이 발생하는 등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점층 되고 있다. 남북한이 핵무기의 시험과 제조·생산·보유·사용을 하지 않기로 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지난 1992년 2월 평양서 열린 제 6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정식 발효됐지만 북한은 지난 2009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폐기한다고 공식 발표한 상태다.

이처럼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핵무기 개발로 위협에 맞서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역사회 곳곳에서는 ‘우리나라의 핵무기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대 여성 정 모 씨는 “우리나라도 핵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나라의 안위를 생각하면 이 같은 논란이 일기 전에 정부에서 먼저 개발조치를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북한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핵무장을 빠르게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에서 핵 개발을 하는 것이 미국의 전술 핵을 들여오는 것 보다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50대 남성 박 모 씨도 “핵무기 개발에 찬성이다. 우리 것이 아닌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해서 북한 등에 끌려 다니느니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했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고 군사력도 상위권인데, 핵무기가 없어 북한에 끌려 다니는 상황이 계속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도 핵무기 개발 및 전술핵 배치 의견이 적잖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찬성 74.6%, 반대 10.8%, 실현가능 50.8%, 불가능 34.6%), 부산·경남·울산(48.6%, 38.2%, 55.3%, 31.5%)에서는 핵무기의 개발·도입에 찬성하고 실현 가능하다는 응답이 높게 형성됐다. 또 경기·인천(55.4%, 36.0%, 49.0%, 42.4%)과 서울(49.1%, 41.0%, 46.5%, 43.6%)에서도 ‘찬성·실현가능’ 응답이 앞선 결과가 나왔다.

다만 광주·전라(42.7%, 47.0%, 42.0%, 47.7%)에서는 ‘반대, 실현 불가능’ 응답이 다소 우세했다. 리얼미터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안보 위기감과 대응 무력감이 확산되고 미국과 국내 정치권 일부에서의 전술핵무기 배치 주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