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연은 2010년 캄보디아 국토개발부 석성얀(Sok Seng Yan) 국장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용기 내서 건넨 한마디가 의료봉사와 전문의료시설 건립으로 이어졌다. 7년째 이어오는 한국과의 우정이 참 소중한 이유입니다.”

지난 15일 ‘선문대-캄보디아 왕립행정학교 교류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 한 캄보디아 왕립행정학교 유크 버나 총장(Youk Bunna·사진 中) 총장이 던진 말이다.

캄보디아 행정부 차관인 동시에 중앙공무원을 교육하고 모든 대학을 관리하는 왕립행정학교의 수장인 유크 버나 총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꾸준한 우정을 맺어온 선문대는 물론 함께 봉사활동을 펼쳐온 청심병원, 제약회사 ㈜퍼슨 관계자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퍼슨 김동진 대표는 이 자리에서 6억 원 상당 의약품을 캄보디아에 기증하며 오랜 우정을 표했다.

선문대는 한국 청심국제병원, 일본 일심병원, ㈔자원봉사 애원과 손잡고 캄보디아 카오크랭 섬에서 의료봉사를 펼쳐왔다.

2700여 명이 거주하는 카오크랭 섬은 중학교 1개와 초등학교 3개의 교육기관을 갖췄지만 의료시설이 전혀 없어 주민들은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 이었다.

선문대의 봉사활동과 함께 현지의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노로돔 시하모니(Norodom Sihamoni) 캄보디아 국왕은 크라체주 카오크랭 섬에 보건진료소 건립을 허가했다.

보건소 건설비용 4000만 원은 한국과 일본에서 지원하고, 의료장비는 한국과 크라체주에서 공동출자해 지난해 선문대 캄보디아 해외봉사단이 방문하는 12월 캄보디아 장관과 상하의원,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완공식을 가졌다.

황선조 총장은 “안정된 의료지원으로 주민들이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게 돼 기쁘다”며 “카오크랭 섬의 보건진료소는 선문대 거점 봉사센터로서 국위선양과 민간외교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선문대의 의료봉사활동은 7년여가 흐르면서 봉사활동의 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선문대는 지난해 캄보디아 봉사 활동을 통해 보건계열(간호, 물리치료, 응급구조, 치위생)학과 학생들이 주민들의 건강검진과 스케일링, 위생 교육을 맡은 것은 물론 학교 교직원들의 후원금으로 선문대 공학교육혁신센터의 사전답사 후 현지 문제해결을 위한 ‘글로벌 이노베이터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개설했다.

학생과 교수들이 한 학기 동안 머리를 맞대고 캄보디아 카오크랭 섬의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 해결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선문대 공대 학생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현지 재료로 스포츠 쓰레기통, 자전거 세탁기, 태양열 실내등, 수레 자전거, 쓰레기 소각장 제작봉사 활동을 펼쳤다.

‘스포츠 쓰레기통’은 분리수거가 생소한 현지 어린이에게 농구를 하듯 페트병을 모으도록 설계했고, ‘자전거 세탁기’는 전기가 부족한 지역에서 쉽게 세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태양열 실내등’은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사용할 수 있다.

권진백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은 “공학도로서 통찰력과 산업현장 적응능력 덕에 현지 주민에게 유용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참여 학생들이 기술을 활용한 봉사를 하며 매우 만족했기 때문에 우리 대학의 대표적인 글로벌 창의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문대 캄보디아 해외봉사단은 올해 12월 프레이뱅 지역 파견을 준비중으로 현지의료봉사활동 외에도 니크로엉 초등학교 환경개선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아산=이진학 기자 ljh1119@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