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에 휴가증 걸고 육군 장병들의 대결 펼쳐져...'e스포츠' 문화 장려

지난 9일 충남 계룡대 지상군 페스티벌 공연장.

육군 36사단 병사들이 모여 1인칭 슈팅(FPS) 게임 '오버워치'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 병사가 "체력! 힐!"이라고 외치자 상급자인 남민우 중사가 곧바로 날아가 체력을 채워주었다. 생중계로 이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아름다운 하명상복"이라며 즐거워했다.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육군 장병들.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육군 장병들.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이런 장면이 펼쳐진 것은 현역 병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육군참모총장배 제1회 오버워치 대회가 열렸기 때문. 이번 대회는 지상군 페스티벌 기획 행사의 일부분으로 블리자드 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진행되었다. 육군은 50만 장병들의 바람직한 e스포츠 여가 문화를 장려하고 사기를 고양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 결승전은 트위치 방송,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3, 4위전 선수 명단 (25사단 vs 36사단)

▲3, 4위전 선수 명단 (25사단 vs 36사단)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이날 첫 번째 경기는 25사단과 36사단의 3, 4위전(3판2선승제)이었다. 경기 시작 전 25사단 노태현 하사는 "꼭 3위를 해서 팀 병사들이 포상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승리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경기 시작 전 '한조' 캐릭터를 꺼내 들어 해설진을 놀라게 한 임성우 일병

▲경기 시작 전 '한조' 캐릭터를 꺼내 들어 해설진을 놀라게 한 임성우 일병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36사단 역시 승리를 자신했다. 팀의 리더인 남민우 중사는 "팀원들의 평균 점수는 다소 낮지만 진정한 팀워크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노영록 일병 궁극기(가장 강력한 기술)로 남아있던 상대팀 캐릭터를 잡는 장면.

▲노영록 일병 궁극기(가장 강력한 기술)로 남아있던 상대팀 캐릭터를 잡는 장면.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양 팀은 뛰어난 실력으로 1승1패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경기를 보여주었지만, 25사단 노영록 일병이 상대팀 방어라인을 무너뜨리는 활약을 한 끝에 3위를 확정 지었다.

▲유재홍 상병의 라인하르트 캐릭터가 궁극기를 쓰지 못한 채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

▲유재홍 상병의 라인하르트 캐릭터가 궁극기를 쓰지 못한 채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쳐

▲3위를 차지한 25사단 장병들.

▲3위를 차지한 25사단 장병들.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12사단과 26사단이 맞붙은 결승전(3판2선승제)에 더 큰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일. 12사단의 리더 함준수 중사는 방공중대 소속답게 "12사단은 대공사격도 1등인 만큼, 이번 오버워치 대회도 당연히 1등 할 수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결승전 12사단과 26사단 팀 명단. 두 팀 병사들 모두 제일 높은 계급이다

▲결승전 12사단과 26사단 팀 명단. 두 팀 병사들 모두 제일 높은 계급이다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첫 경기에선 12사단 손명준 일병의 메이가 돋보였다. 손 일병의 메이가 궁극기 '눈보라'로 상대팀 캐릭터를 얼리며 방어하는 동안 26사단은 메이의 천적 영웅인 트레이서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탓에 무릎을 꿇었다.

▲손 일병의 메이 궁극기가 상대 캐릭터 4명을 얼렸다. 12사단 결정적 방어 장면.

▲손 일병의 메이 궁극기가 상대 캐릭터 4명을 얼렸다. 12사단 결정적 방어 장면.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메르시 부활로 살아난 파라가 바로 궁극기를 사용한 상황. (킬피드 주목)

▲메르시 부활로 살아난 파라가 바로 궁극기를 사용한 상황. (킬피드 주목)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결승 2차전은 26사단의 거센 공격을 12사단이 뛰어난 협동방어 기술로 막아낸 부분이 두드러져 보였다.

이번에도 12사단 손명준 일병의 메이가 빙벽과 눈보라로 상대팀의 발을 묶었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정환 일병의 디바가 궁극기 '자폭'으로 26사단 캐릭터를 궤멸시켰다. 결과는 2:0으로 12사단의 우승!

▲손명준 일병의 메이, 오창환 일병의 디바가 함께 궁극기를 사용해 상대 전멸.

▲손명준 일병의 메이, 오정환 일병의 디바가 함께 궁극기를 사용해 상대 전멸.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육군참모총장배 오버워치 대회 우승팀, 12사단 장병들.

▲육군참모총장배 오버워치 대회 우승팀, 12사단 장병들.오버워치_이스포츠 트위치 방송 캡처

이번 육군참모총장배 오버워치 대회 영상은 트위치에서만 조회 수 170만 회를 넘기며 온라인상에서 높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육군 병사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과 해설진의 재치있는 경기해설이 이번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e스포츠 대회를 열었다는 점도 대중의 관심을 끈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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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대'와 '인벤' 커뮤니티 댓글 캡처

대회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조합 덕분에 프로경기 중계만큼 재밌었다"고 말했다. 또한 "포상휴가가 걸린 대회라 그런지, 병사들이 목숨 걸고 경기에 임하는 게 느껴졌다"며 대회 시청 소감을 말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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