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억 적자 → 878억 흑자 ··· 공사 내실 다지고 외형 키워 보람"

국내 지도층 가운데 농업분야에 대해 가장 해박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다는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그가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역대 사장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가 지난 20일 금강일보 본사를 방문했다. 그를 만나 지난 3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임기를 마치는 소감을 간단히 밝히면?
“후회 없을 만큼 열심히 일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한 끼에 식사자리를 두 번 갖는 일도 빈번할 정도였다. 취임 후 지구둘레의 4배 거리인 15만 5000㎞ 이상을 주행하며 현장을 방문했다. 재임 중 농어촌공사가 자립경영의 기반을 다졌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았다. 취임 직후 전 임직원이 십시일반해 86억 원의 성금을 마련해 명예퇴직자들에게 위로금으로 전달한 일을 시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역대 최고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격려와 칭찬이 쏟아졌다. 이후 신뢰를 바탕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었다. 내 모든 능력과 체력을 동원해 일했기 때문에 어떤 후회도 없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와 성과는 무엇인가?
“구조조정을 성공한 뒤 공사의 자립형 성장기반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새만금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일과 저수지 수변개발 등 자체사업을 확대한 것이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공사출범이후 최초로 3조 원대의 예산을 확보했고 올해는 4조 원대 예산 시대를 열었다. 내년에는 5조 원 시대 개막이 가능할 것이다. 2008년 6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공사는 878억 원의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2년 연속 경영평가 A등급, 4년 연속 고객만족 A등급을 평가받아 자신감을 얻었다. 내실과 외형 모두 만족할만한 성과를 일궈냈다고 자평하고 싶다.”

-. 임기 초반에 농촌공사가 농어촌공사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어촌에 대한 업무는 미약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어촌업무가 이관된 것은 2008년 12월 29일로 2009년부터 준비에 착수해 2010년 실질적인 첫 사업이 시작됐다. 2011년 어촌사업예산으로 225억 원을 확보해 2009년 29억 원을 확보했던 것과 비교할 때 8배 증가했다. 지난해 어촌개발팀을 신설했고 현재 어촌관련 전공자 84명을 포함해 105명의 직원이 어촌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오는 10월 어촌마을 시범모델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앞으로 어촌관련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 새만금개발사업은 기대도 크고 걱정도 많은데?

“새만금 사업에 대해 떠도는 얘기는 많지만 과학적 접근방법을 가지고 명쾌하게 역기능을 제시한 자료는 없다. 서해안 일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변화는 대부분 기후변화에 의한 것이 많다.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변화가 일어났다면 인근 지역 주민이나 국회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검증된 후유증이 나타나면 보상할 것이다. 새만금에는 농지, 공업용지, 레저단지 등 복합적인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일대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 금강하구둑 수문개방 확대를 요구하거나 하구둑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은데?
“충남도와 전북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금강하구둑 문제도 새만금과 마찬가지다. 떠도는 얘기를 근거로 중대 사안을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 집단을 초청해 수차례에 걸쳐 공개토론회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해수유통의 문제, 제방 일부 철거의 문제, 모두 마찬가지다. 실태조사를 통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 공사의 입장이다. 올해까지 수질, 퇴적물, 생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리개선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 저수지수변개발사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난해 6월 발효된 ‘농업생산기반시설 및 주변지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은 농어촌공사가 주축이 돼 청원법 형태로 만들어졌다. 저수지는 농촌의 중요한 자원이지만 농업용수 외에는 별다른 기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련된 특별법을 근거로 농업생산기반시설과 주변지역을 체계적이고 친환경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저수지 주변에 관광생태단지, 휴양단지, 농수산물 공판장, 체육·문화역사시설 등을 조성·운영하게 되면 지역민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전국 1만 8000여 개의 저수지 중 개발 가능성이 있는 저수지는 313곳이고 152곳을 사업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충남지역에는 225개의 저수지가 있고 이 중 22곳이 개발 대상이다. 우선적으로 2020억 원을 들여 예산 예당호, 논산 탑정호, 홍성 홍양호에 대한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 임기 만료 후 계획은 어찌되나? 바로 고향에 내려가 총선준비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차피 농어촌공사 사장은 내 본업이 아니다. 난 정치인이다. 정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모두들 주지하는 대로 고향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할 것이다. 이회창 대표에게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승리할 자신 있다. 직접 맞대결을 펼쳐 승리하고 싶다. 이회창 전 대표를 넘어뜨려야 한국 정치판에 변화가 온다고 생각한다.”

-. 지역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농어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법과 제도,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대를 졸업했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 농수산해양위에서 활동하면서 18개 법안을 발의해 입법화 했다. 앞으로도 농어업 및 농어촌과 관련된 곳에서 농어촌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농어민의 소득창출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수행 하고 싶다.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1947 충남 홍성 출생
건국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행정자치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2000 ~ 한나라당 충남 청양홍성지구당 지구당위원장
2002 ~ 2002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본부장
2003 ~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
2004 ~ 2008 제17대 국회의원
2004 ~ 한나라당 충남도당위원장
2004 ~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
2007 ~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 인수위원
2008 ~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2009 ~ 대한하키협회 회장
2009 ~ 한국해상재난구조단 총재

 ◆임기중 무얼했나?

새만금 개발사업권 따내는 등 공사 자립경영 초석 다져

2008년 한국농어촌공사에 투신한 홍문표 사장은 3년여의 임기 중 조직의 내실을 다지고 외형을 키워 역대 최고의 사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슨 일을 했기에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것일까.

우선 그는 공사의 자립 경영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종전까지 농어촌공사는 사업비의 98%를 정부예산에 의존하는 형태를 유지해왔지만 홍 사장은 취임 직후 과감하게 자체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가장 큰 성과는 새만금지구 개발사업 시행을 맡은 일이다.

당시 타 공기업이 새만금 개발사업권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홍사장은 이를 지켜내 농어촌공사가 새만금 개발사업 시행권을 따내 자립경영의 기반을 만들어 냈다. 더불어 ‘농업생산기반시설 및 주변지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공사가 전국 주요 저수지 주변에 관광 및 휴양 시설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당진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개발사업추진을 비롯해 대규모 농어업회사 육성 등도 홍 사장이 추진한 사업이다. 공격적으로 해외농업 시장에 진출하고 신재생에너지, 어촌개발, 농지은행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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