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성폭행 시도 알몸의 군인, 사라진 ‘1등 신랑감’이었던 내 남편 등

[사라진 내 남편, 그는 어디로 사라졌나]

 오래 전부터 카페를 운영해 온 하선(가명)씨는 늘 기다려 온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카페에 가끔씩 찾아오는 손님이었던 한 남자가 연락이 끊긴 지 3년 만에 하선 씨의 SNS로 연락을 해 온 것이다. 남자는 자신이 ‘5급 공무원’이 되었고 일 때문에 하선 씨가 거주하는 지역에 방문할 일이 많아졌다며 말을 걸어왔다. 이후 몇 차례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다시 만난 지 3개월 만에 연인이 되었다. 

탄탄한 직장에 다니는데다 1년 3개월간의 연애 기간 동안 늘 한결같이 다정하고 자상했던 그의 모습에 하선 씨는 결혼까지 결심했고,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올해 6월 결혼식을 올렸다. 2주일간의 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신혼집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던 중, 차에서 짐을 가져오겠다며 주차장으로 향한 남편이 20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이상한 마음에 현관문을 열었더니 캐리어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주차장에 있어야 할 차 역시 사라져 있었다. 남편과 전혀 연락이 되지 않자 혹여나 그에게 나쁜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하선 씨는 건물 CCTV까지 돌려봤다. 그런데 CCTV 영상에는 휴대전화를 확인한 후 차를 타고 사라지는 남편의 모습만이 찍혀있었는데... 행복한 결혼생활이 시작되는 첫 날, 남편은 왜 홀연히 모습을 감춘 것일까?

 

[‘NIS 보안등급’(?), 남편이 지키려했던 기밀은 무엇이었나] 

 과거 대기업에 다니며 GPS 개발을 했다는 그는 하선 씨를 다시 만났을 무렵, 군무원으로 채용 돼 국가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연구 사업을 맡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우 은밀하게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그는 가끔 지하벙커에 들어가 근무를 해야 했고 그럴 때면 2박 3일씩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고 한다. 

국가 기밀을 다루는 그에게 정말 큰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 하던 하선 씨는 문득 열흘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그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대성통곡을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직장에 일이 생겨 직장 상사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그 일에 그가 연관된 건 아닐까하는 생각에 하선 씨는 그의 태블릿 PC에 저장돼 있던 직장 관계자들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번호는 모두 거짓이었다. 방위사업청장으로 저장 된 사람은 지방의 한 전문대 교수였고 그가 다닌다던 직장에 전화를 해 봤지만 남편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듯 늘 업무와 관련된 서류들을 가지고 다녔던 그였고, 그가 보여준 주민등록 초본에는 ‘NIS 보안등급’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있었기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하선 씨는 큰 충격에 빠졌는데... 국가 기밀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 한다는 능력 있는 군무원 남편, 도대체 이 남자는 어떤 기밀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해 왔던 것일까? 

 

[창문 넘어 들어온 알몸의 불청객]

 추석을 앞두고 만난 민지(가명)씨는 명절이 다가올수록 잊고 싶은 그날의 기억이 자꾸 떠오른다고 했다. 지난 설 연휴, 친정을 다녀온 민지 씨 가족은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왔다. 남은 집안일을 하고 혼자 거실에서 잠이든 민지 씨는 ‘딸각’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고 한다. 

여섯 살 아들이 방문을 열었다고 생각해 아이의 이름을 불렀지만 들려온 건 애써 아이 목소리를 흉내 낸 성인 남성의 목소리였다. 낯선 소리에 눈을 뜬 민지 씨는 상대방의 모습에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한 남자가 알몸의 상태로 검은 양말만을 신은 채 방문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요상한 그의 모습에 놀라 소리를 지르자 그는 바로 민지 씨의 위로 올라타 입을 막기 시작했다. 아내의 비명소리에 잠에서 깬 남편 진호(가명)씨가 바로 남자를 제압하려 했지만 18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를 제압하기엔 쉽지 않았다고 한다. 

TV가 떨어질 정도로 격한 몸싸움 끝에 노끈으로 남자를 묶어 놓고 경찰을 부르자 남자는 뜻밖의 말을 해왔다. 자신이 휴가를 나온 군인이니 제발 용서를 해달라는 것이다. 살짝 열려 있었던 창문으로 들어온 알몸의 군인, 그는 왜 민지 씨 집으로 들어온 것일까? 

[사건 이후 8개월, 그는 어떻게 자유를 누릴 수 있었나]

 남자는 ‘가택침입’과 ‘성폭행미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그가 군인 신분이었기에 사건은 군 헌병대로 인계되었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민지 씨는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남자가 어떤 처벌을 받는지에 대해 아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군 검찰에게 전화를 했고 곧이어 돌아온 답변은 너무나 황당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던 그가 사건 이후 8개월이란 시간 동안 재판 한 번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일반 병사처럼 휴가도 나왔고, 결국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이번 추석 연휴에 만기 전역 했다는 것이다. 

소식을 들은 민지 씨 가족은 같은 동네에 사는 이 남자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물음에 사건 담당 군 검사는 그가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해 수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전문가는 그의 행동들이 절대 술에 취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군인 신분으로 민간인의 집에 무단침입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범죄인데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오랜 시간 아무런 처분이 없었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을 했는데... 도대체 그는 어떻게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자유롭게 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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