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시간 참아온 수능의 긴장감이 풀렸다. 많은 수험생들이 하나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고자 하는 욕구가 이미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온갖 자유를 만끽하기에 앞서 건강에 대한 긴장감까지 풀어선 안된다.

긴 시간 동안 수능이라는 긴장감에 지내왔던 몸이 수능이 끝난 반동으로 인해 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였던 다양한 건강 적신호들을 보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능이 끝났어도 시험 성적에 대한 불안감과 허탈감, 일시적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제 곧 시작될 정시 모집에 따른 논술 준비 등 남은 입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관리가 중요한 시기다. 먼저 시험이 끝난 후 수험생들의 상태를 다각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시작될 입시 일정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민감해지기 쉽고 예민한 수험생들의 경우 불면증까지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에서 벗어나고자 몇몇의 수험생들은 음주, 폭력 등 일탈 행위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로 인한 주변의 비난이나 제재 등에 스트레스가 다시 쌓이는 악순환을 반복하다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수능 후 찾아 올 수 있는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가장 기본적인 생활 관리와 함께 가족들의 배려가 필요하다.

생활 관리의 기본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수능 전엔 공부를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면 수능 후에는 건강을 위한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기존의 공부 위주의 생활에서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스케줄이 필요한 거다. 이 때 휴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과도한 수면을 취하거나 폭식, 무리한 외부 활동은 오히려 신체에 부담을 주고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도 고른 영양을 섭취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음식들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식후엔 적당한 운동이나 산책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생활 관리를 통해 신체적 건강을 관리한다면 가족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정신적인 건강을 챙겨야 한다. 실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은 성적에 대한 불안과 진학, 진로에 대한 고민, 성적에 따른 주변인들의 반응으로 인해 수능 전보다 더 높은 스트레스 지수를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수능 후에는 수험생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불안감을 지울 수 있도록 희망적인 이야기들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말을 해주는 게 필요하며 사소한 실수로 가족간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이 아이들 인생의 모든 걸 결정하는 게 아닌만큼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들 역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족들과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공감과 도움을 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지속되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게 된 경우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 우울증의 경우 약물 치료와 더불어 환자의 정신치료적 접근을 함께 해야하는 만큼 증상을 방치하거나 자가진단에 의한 약복용을 피하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도움말=이용주 세란병원 신경과장

정리=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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