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KAIST 등 공동연구팀
국내 연구팀이 상용렌즈 1000분의 1 두께인 그래핀 메타렌즈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김튼튼 연구위원은 KAIST 기계공학과 민범기 교수 연구진, 영국 버밍엄대학 장슈앙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메타표면과 그래핀을 접합한 그래핀 메타렌즈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렌즈의 1000분의 1 수준인 25 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두께로 빛의 위상을 조작해 배율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광학분야 전문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 11월 20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카메라 렌즈는 빛을 모아 상을 만들어 피사체를 재현한다. 그 과정에서 상이 뒤틀리는 수차가 생긴다. 여러 개의 볼록렌즈와 오목렌즈가 간격을 두고 빛을 투과해야 수차를 없앨 수 있다. 카메라 렌즈가 일정 두께를 유지하는 이유다.
최근 휴대폰의 두께는 얇아졌지만 고배율 등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카메라 렌즈의 돌출이 불가피해졌다. 만약 렌즈 두께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줄인다면 명함 한 장 두께의 카메라 렌즈도 구현할 수 있다.
개발된 그래핀 메타렌즈는 U형 금박 광학안테나가 촘촘하게 배열된 메타표면으로 제작됐다. 광학안테나가 빛의 위상을 제어해 좌편광된 빛을 우편광으로 전환시킨다. 광학안테나의 배열을 바꾸면 빛을 원하는 방향으로 굴절시키거나 한 곳으로 모을 수 있어 빛의 위상을 개별적으로 조작해 렌즈의 두께와는 무관하게 배율 조정도 가능하다.
그래핀 메타렌즈는 테라파의 주파수를 이용하도록 제작되기도 했다. 광학안테나의 크기를 줄인다면 가시광선 주파수에 적합하도록 제작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하면 카메라 렌즈의 크기가 줄어든다. 연구진은 전압을 조절해 그래핀 메타렌즈를 투과해 모인 빛의 세기를 제어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을 하는 것은 0.2㎚(나노미터=10억 분의 1m)의 얇은 그래핀이다. 평상 시에는 투명하지만 흐르는 전압의 크기가 커질수록 불투명해지는 특성을 이용했다.
김 교수는 “그래핀과 결합시켜 비교적 간단한 전압조절로 집속된 빛의 세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초소형 광학기기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