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충청권의 아파트 매매가는 소폭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전망지수는 98.2로 올해 중 가장 낮았다. 세종은 92, 충남과 충북은 90.2와 79.5로 집계됐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석 달 뒤 아파트 매매가격을 전망하는 수치로 100을 넘으면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예측하는 중개업자가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충청권 아파트 매매가 전망지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건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저금리기조에 적응했던 아파트 수요가 6년여 만에 오른 기준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가계부채종합대책 등을 통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진다는 점도 작용한 데다 추가 투기과열지구 지정,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발표 임박 등 정부의 정책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충청권 모든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전망지수가 기준치 이하를 보이곤 있지만 대전·세종과 충남·충북 간 양극화 현상은 올해보다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의 아파트 매매가 전망지수는 대전·세종과 비슷한 9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전과 세종은 아파트 수요가 충남과 충북에 비해 많다. 특히 세종은 내년 4월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전망지수 하락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반면 충남은 역전세난이 발생하는 데다 올해 단 한 차례도 가격 상승이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인 만큼 내년 역시 매매가 전망지수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 역시 전통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있는 지역인 만큼 올해와 같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건설사를 찾기 힘들 정도인 데다 거래 감소 영향이 충남과 충북에서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대전·세종과 충남·충북의 양극화는 점차 심화될 공산이 크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대전과 세종은 아파트 수요가 많다. 그러나 충남과 충북은 수요가 많지 않다. 올해 같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거나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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