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연세대학교 의류환경 1학년

 

기후변화란 무엇인가?

먼저 기후변화의 개념과 원인에 대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규모의 기후 또는 지역적 기후의 시간에 따른 일련의 변화를 의미한다. 짧게는 수년에서부터 길게는 수백만 년의 기간 동안 대기의 평균적인 상태 변화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지구 내부의 작용, 태양 복사의 변화와 같은 외력의 작용과 같은 자연적 원인 그리고 인간의 활동으로 기인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권현한, 2008). 자연적 원인으로는 화산분화에 의한 성층권의 에어로졸 증가, 태양과 지구의 천문학적 상대 위치 변화 그리고 기후 시스템 5요소의 상호작용 등이 있다.

이 중, 밀란코비치 주기에 따른 지구의 기후 사이클 이론은 기후변화를 세 가지 근거로 지구 자체의 자연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첫 번째, 10만년을 주기로 지구의 공전궤도인 타원이 찌그러진 정도, ‘이심률’이 변하기 때문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양이 바뀐다. 두 번째, 4만 1천년에 걸쳐서 지구의 자전축은 22도와 24.5도 사이를 이동하며 이 기울기가 변함에 따라 태양광 복사열이 도달하는 지구의 위치에도 변화가 생긴다. 세 번째, 2만 2천년 주기의 세차운동으로 1년 중 태양에 가장 가까이 가는 시기가 변하여 계절의 위치 및 기간의 변화가 일사량의 위도 및 계절적 분포를 조절하게 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밀란코비치의 지구 사이클 이론은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 이후 지구 기온 상승 그래프의 기울기가 급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또한 도시와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산림벌채 등의 토지파괴,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발생 등 인간 활동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산업혁명으로 대량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었고 지구 복사 에너지의 유출률이 낮아져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였다는 것이 현대의 과학자들이 채택한 기후변화의 원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IPCC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CO2는 온실가스 중 기후변화에 의한 잠재적 영향이 가장 큰 물질이며, 복사강제력이 1.46 w/㎡로 온실가스 중 기여도가 60%에 이르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IPCC, 2013).

 

우리나라의 에너지 사용구조, 이대로도 괜찮은가?

에너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는 총 281.9백만 토(toe - ton of energy)의 1차 에너지 공급량 중 석유 비중이 37.2%로 가장 크고, 석탄 (30.1%), 천연가스(17.0%)순으로 소비하고 있다(에너지 통계월보, 15년 3월).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천연자원의 사용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우리나라 산업발전 안정성뿐 아니라 전 세계의 사회적 이슈인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대체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보급현황은 2015년 기준 약 1만 3천 토(toe)에 달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한국에너지공단, 2015),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하여 OECD 평균 9.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OECD, 2015-2016).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풍력’

그렇다면 지열, 태양광, 풍력, 폐기물 등의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 중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것은 무엇일까? 세계지속가능발전협의회(WBCSD)의 에코 효율성 평가에 따르면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는 ‘풍력 에너지’라고 한다. 단위에너지(1MJ) 생산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과 자원고갈 및 지구 온난화 영향 등의 경제-환경성 평가 결과, 풍력은 기존의 화석 연료, 원자력에 비해 전력생산효율은 낮지만 다른 신재생 에너지들에 비해서는 설비가 간단하여 환경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평가되었다. 기존 전력 대비 환경 영향성은 1400배의 효율이 있었고, 동시에 경제성은 73.5%의 효율이 있음이 밝혀졌다(차경훈, 2011).

 

우리나라의 현실적인 대응책, ‘해상풍력’

풍력 발전은 터빈이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육상풍력발전과 해상풍력발전으로 나뉜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보다 해저의 대단위 풍력 단지로 높은 발전효율이 있으며 우리나라 3면이 바다인 반도의 지리적 특성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근접지역이 주거환경과 거리가 있어 소음 및 경관 등의 사회·환경문제를 적게 발생한다는 이점이 있다. 신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올리는 해상풍력 13GW 보급 공약으로 제주도에 탐라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6년 9월을 시작으로 매년 제주도 2만 4천 가구가 사용가능한 85,000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주민고용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아직 추진단계이나, 손정의 소프트 뱅크 회장이 제안한 ‘동북아 슈퍼 그리드’에서 러시아·몽골의 풍부한 신재생 에너지원과 광활한 토지자원을 이용하여 한국-일본-중국에 공급하는 전력망으로 풍력발전의 높은 경제적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정규재, 2017).

 

지속가능 환경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

그러나 해상풍력발전 설치 시 멸종 위기의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와 제주 연안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환경단체와 해양학자의 우려가 있다. 하부 구조물의 부유물과 기어 등이 내는 소음과 진동이 돌고래를 폐사시키고 해양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풍력 발전기는 높이가 100m에 달아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조류가 부딪힐 수도 있고 철새의 이동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환경뿐이 아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녹색에너지 자체를 반대할 주민은 없다. 그러나 대형 발전소를 고요한 삶의 터전 안에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불안감과 우려를 이해하고 공정한 이해관계로 공감을 이끌어 내야한다. 법으로서 지역수용성을 보장하고, 산업체와 주민들이 상생자로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의견교환을 통해 함께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윤을 절차에 따라 분배하고 후에 발생할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여 그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또한 풍력발전으로 지역발전과 전력공급의 이윤,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익 공유 메커니즘(Benefit-Sharing Mechanism)’이 필요하다. 독일은 2010년 기준 주민발전소가 풍력발전용량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 및 에너지 조합이 발전소에 투자하여 상당한 양의 지분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지속가능경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고용창출과 더불어 수익이 지역 구성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자금 지원, 경로수당 등의 지자체 기금으로 사용되게 해야 한다.

 

지구를 위한 개개인의 인식 변화

기후변화는 이를 민감하게 체감하는 환경단체와 관련 정책의 정치인, 연구자 집단의 이슈로만 그치기 쉽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지구의 환경 변화는 명백한 인간재해이며 현세대는 이를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인간이 자연에게 끼치는 영향은 커다란 빙산이 수면 위로 떠오를 정도의 가시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하루 종일 우리가 일상생활과 사회·경제활동을 하며 배출하는 유해가스와 폐기물은 먼 우주가 아닌 우리의 발아래, 지구에 쌓이고 있다. 예전과 달리 유달리 짧아진 봄·가을, 너무 덥고 또 너무 추워진 날씨를 탓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하는 대신 지속가능한 지구를 생각하는 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일 마시는 카페 음료를 테이크아웃 컵이 아닌 개인 텀블러로 받으면 일정 금액 환급과 리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구를 위한 따뜻한 텀블러, 이번 겨울부터 시작해보자.


2017.11.30.
연세대학교 의류환경 1학년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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