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고문의 기록 '남영동1985'

영화 '남영동1985'는 노장 정지영 감독이 2012년 초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흥행했던 '부러진 화살'에 이어 내놓는 사회성 짙은 작품이어서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특히 2011년 세상을 떠난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을 토대로 국가 공권력이 한 인간에게 22일간 자행한 고문의 기록을 스크린에 옮겼다는 점에서 영화가 얼마나 충격적인 장면을 담고 있을지가 관심거리였다. 

영화는 김종태(박원상 분)가 얼굴이 가려진 채 어디론가 끌려와 처음 불빛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출발한다.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 김종태에게 한바탕 주먹과 발길 세례가 퍼부어지고 김종태는 박전무(명계남), 강과장(김의성), 백계장(서동수), 김계장(이천희), 이계장(김중기) 일당과 마주한다.

이곳이 잔인한 고문으로 악명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임을 직감한 김종태는 자신이 왜 이곳에 끌려왔는지 묻는다. 박전무는 김종태가 몸담았던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이 북한의 조종을 받아 움직이는 조직이고 김종태는 그 수장을 맡았으니 빨갱이임을 자백하라고 강요한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적이 없으며 군부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했을 뿐이라고 부정하는 김종태에게 이때부터 끔찍한 고문이 시작된다.

'물공사'라는 은어로 통하는 물고문이 시작되는데 김종태가 빨갱이임을 계속 부인하자 '칠성판'이라 불리는 고문대가 등장한다. 박전무 일당은 김종태를 칠성판 위에 나체로 올려 사지를 묶고 얼굴에 수건을 얹은 뒤 샤워기로 콧구멍에 물을 뿌려댄다. 숨쉴 수 없는 극한의 고통이 오는 순간까지 이 고문을 반복한다.

예상보다 '자백'이 쉽게 나오지 않자 '장의사'란 별명으로 불리는 고문기술자 '이두한'이 투입된다.

영화에는 고문조직의 우두머리인 '윤사장' 역으로 출연한 문성근을 비롯해 카메오로 천정배 전 의원과 고 김근태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 등이 출연하기도 했다.

채널 CGV에서는 23일 0시 40분부터 영화 남영동 1985를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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