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탄한 길보다 험난한 길 선택한 덕분에 신중함과 간절함 생겼고 시야도 넓어졌죠"

아이디어 실현 플랫폼 어울림의 (왼쪽부터)김상희·임영찬 공동대표가 신제품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살아가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사람마다 얼굴은 물론 성격, 목표, 추구하는 가치 등 모든 게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이가 선택한 길이라고 반드시 그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어렵고 험난함이 뻔한 길을 걷는 사람도 저마다의 생각이 있고 목표가 있을 것이며 그렇기에 ‘왜 틀린 길을 가느냐’는 지탄보다 ‘힘내’라는 응원의 한마디를 건네야 하는 게 공동체의 미덕이다.

여기 혹자가 보기엔 이상한 길을 걷는 이들이 있다.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 보통이라면 응당 갖춰야 할 사무실조차 없이 창업한 어울림 공동대표 임영찬(50)·김상희(42) 씨가 바로 주인공이다. 사무실을 갖출 능력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들의 전직을 들어보면 ‘이 사람들이 왜?’라는 의문이 든다. 임 대표는 대전 중심가에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는 사장이며 김 대표는 그 이름도 유명한 S전자 출신이다. 창업의 이유가 결코 뭔가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들은 “창업을 계획하던 때 저희도 당연히 사무실을 알아봤죠. 그것이 보통이었기에 저희도 그 길을 따라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원하는 구조의 사무실을 찾을 수 없었고 일단은 그냥 창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넉 달 만에 깨달았습니다. 번듯한 사무실을 마련하고 직원을 고용하고 보통의 방식으로 창업했다면 그 모습이 현재와 많이 달랐을 거라는 걸 말이죠.”

사무실이 없다 보니 이들은 출퇴근이 없다. 출퇴근은 없지만 이들은 하루를 누구보다 바삐 보낸다. 늘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제품화 시킬 방법을 고민한다. 틀에 갇혀 억지로 머리를 쥐어 짜내는 것이 아니라 여유로움 속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한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즐거움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사무실을 얻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출퇴근 자체에 의미가 생기는 순간 일이 즐겁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렇게 일을 해서 성공할 수 있겠어’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중요한 건 성공에 대한 관점이다. 우선 이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제조 공정라인을 동원해 상용화한 첫 번째 제품(셀피 마운트)이 판매가 되고 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금은 두 번째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에는 ‘돈’보다 ‘함께’에 더 많은 의미를 둔다. ‘인생은 한 방이다’라는 헛된 꿈보다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적지만 꾸준히, 느리지만 열심히 경험치를 쌓고 그 경험치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 보다 편리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나중에 이 길을 걸을 이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이들의 가치다.

“누구나 걷는 길이 다르다고 그것이 틀린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목표를 뛰어넘기 위해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자신만의 룰로 일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일을 끌고 가야하는 거죠.”

평탄함보다는 거칠음을 선택한 덕분에 신중함과 간절함이 생겼고 그로 인해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하는 이들, 추구하는 바를 위해 어려운 길을 걷는 걸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야 말로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사는 이들이 아닐까.

글·사진=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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