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취업’ 의 단꿈을 품은 지역 청춘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다, 노력이라는 양분을 머금은 청춘들의 도전은 합격이라는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을까. 편집자

날은 찼지만 도서관은 꿈을 향한 젊은이들의 열기로 뜨겁다. 겨울 추위가 거센 한 해의 막바지에서도 청춘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섣달 22일 낮 충남대 도서관을 찾는 청년들의 걸음걸이가 분주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가방을 두른 채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남학생, 손에 책 뭉치를 들고 이어폰을 낀 채 도서관 열람실 입구로 향하는 여학생 등 청춘들이 종종 걸음으로 열람실로 들어간다.

장재희(26) 씨가 이곳 도서관을 찾은 지 어언 2년째라고 했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매일같이 이곳을 찾아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하고 있다. 그는 “도서관에 들러 하루 12시간씩 공부를 하고 있다. 가족들이 응원해 주고 있는 만큼 열심히 해 공무원 7급 시험 합격이라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소망을 말한 채 열람실 안으로 들어선다.

1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앉아 공부에 열중하는 열람실 안에서는 치열한 열기가 내뿜어진다. 칸막이가 쳐진 책상에는 청년들이 고개를 숙이고 책을 펴놓은 채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맞은편 책상에서는 노트북을 켜놓고 공부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러는 오랜 공부에 지쳐서인지 책상에 손을 포개놓고 곤한 잠에 빠진 이도 보인다.

칫솔을 입에 문 채 종종걸음으로 세면장으로 향하는 이, 커피 한잔을 입에 오물거리며 책을 펴는 모습도 보인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젊음의 정경들. 공부에 매진하는 이 중에는 김민선(28·여) 씨의 모습도 엿보인다. 김 씨는 얼마 전까지 한 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다 정규직 채용이 되지 못해 일을 그만두고 공기업 입사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 씨는 “최근에 일을 관뒀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이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일을 했는데, 되지 못했다. 허무하기도 했지만 다시 공부를 하기로 했다”며 “하루 12시간씩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새해에는 공기업에 입사가 돼 고용 불안 없이 평생직장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꿈을 밝힌다.

날은 춥다. 취업난은 한파에 마음마저 얼어붙게 한다. 그러나 꿈을 갖는 청춘은 이를 난로삼아 나아간다. 도서관에서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 이들은 서로에게 큰 자극제다. 대학원 졸업 후 10개월간 도서관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김예은(26·여) 씨는 친구 최 모(26·여) 씨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김 씨에게 도서관은, 도서관에서 함께 있는 청춘들은 큰 자극제다. 김 씨는 “혼자 공부를 하면 의지박약으로 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정해 퇴실체크를 하는 등 강제성을 두고 있다. 함께 공부하고 것이 큰 힘이 된다”며 “나 말고도 취업 준비하는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고 웃었다.

친구를 따라 오늘 처음 도서관에 왔다는 최 씨는 “그동안 혼자 공부를 했는데 도서관에 와보니 자세가 잡힌다”며 “올해 새해에는 취업의 꿈을 이뤄 다른 직장인 친구들하고 함께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꿈을 이루고 싶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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