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서 6년째 ‘수요브런치’ 공연 … 이현숙 소프라노를 만나다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다보면 언젠가 내 것을 찾게 됩니다.”

올해로 어느덧 현장에서 활동한 지 20년이 돼간다던 그는 소프라노답게 일상의 말투까지도 높은 고역대를 자랑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전해지는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청춘의 가슴을 그렇게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공연기획사 ㈜일칸토를 운영하며 문화예술현장을 활발히 누비고 있는 이현숙(사진) 소프라노를 지난 7일 만났다.

그는 나름 처음 품은 꿈을 이룬 성공한 사람 중 하나다. 고생 길 한 번 겪지 않고 평탄한 길만을 걸어왔을 것 같지만 그의 얘기를 듣고 난 뒤 잘못된 생각인 걸 깨닫게 됐다.

“태생이 힘들어도 긍정적이에요. 어렸을 때 노래에 심취해 그것만을 보고 정말 피나게 노력했죠. 오직 하나만 생각했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하자. 그럼 거기서 공통분모가 나오게 될 거고 그럼 거기서 내 것을 찾으면 된다’라고요.”

그는 홀로 활동하는 음악인이다. 그러나 음악만 해온 것도 아니다. 멀티플레이어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음악은 기본이고 공연기획, 연출 등 20여 년간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다. 덕분에 그는 이제 나름 현장에서 그만의 인프라와 경험을 갖춘 능력자로 통한다.

“현장에서 전반적인 일들을 겪으면서 잘 버틸 수 있었던 건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될 일은 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의 역량을 본인이 파악하고 있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가 6년째 한우물을 파는 일이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꾸준히 열어 온 ‘수요브런치’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지만 이젠 사람들도 알아봐주고 있다며 그는 뿌듯해했다.

“요즘은 무료로 하는 공연이라도 시민 의식이 높아서 웬만한 거 보고 공연 좋다고 하지 않아요. 필요하고 원하는 사람이 가지만 평가도 그만큼 냉정하죠. 6년 동안 하다 보니 지금은 제법 마니아층도 생겼어요.”

무대에도 서고 공연 기획도 하느라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그는 후학양성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요즘처럼 제 앞날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을 청춘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우면서도 그는 자신의 몸은 바빠도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의미 있고 뜻 있는 일이라면 그게 어떤 분야이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몸이 지치고 힘들지라도 그렇게 하다보면 기회가 와요. 기회가 왔을 땐 과감해져야 하고요. 그럼 언젠간 돌아온 길을 되돌려보면 그리 절망적이진 않을 거예요.”

1년 150여 회의 많은 공연을 소화하면서도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건 아직까지도 스스로의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자신에게 희망을 끊임없이 주입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그의 메신저 남김말이 ‘매순간 기도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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