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어린이 손 편지…희망의 메시지 답장
오는 5월 공동주최…대통령상 등 큰 잔치 약속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님 안녕하세요. 저가 죽을 때까지 일기를 쓰면 상을 더 만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미르초 4학년 윤채은)

지난해 말 세종시민회관에서 열린 ‘2017 사랑의 일기 큰 잔치’는 잔잔한 감동의 연속이었다.
이 행사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대표 고진광)와 세종시교육청(교육감 최교진)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사랑의 일기 공모 수상자 542명 가운데 126명의 수상자가 한 명 한 명 단상에 올랐다. 수상하는 어린이들의 표정, 밝게 자란 어린들이 대견스럽다.

시상과정에서 최교진 교육감의 ‘눈높이 시상’은 지역 교육계의 화제로 떠올랐다.

어린학생 키 높이에 알맞게 두 무릎을 꿇고 시상하는 모습에 모두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시상에 앞서 김부겸 장관은 “일기쓰기는 미래의 역군인 자녀들에게 꼭 필요한 인성교육 현장이다. 우리 사회가 보유해야할 귀중한 문화유산”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세종시 시의회 고준일 의장도 영상 메시지로 진심으로 축하했다. 고 의장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사랑의 일기 큰잔치에서 장려상을 받았던 수상자다.

“의회 활동을 하는 지금도 매일매일 생활을 기록하는 습관은 사랑의 일기를 쓰면서 길러졌다”고 회고했다.

이 행사장에는 초등시절 사랑의 일기 쓰기 운동에 참여해 수상했던 선배들이 대거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사회를 맡은 정유현 양은 인천방송의 앵커로 활동 중이다. 고려대 신문 편집장을 맡았던 국회 사무처 직원 이강해 군,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선보인 이주해, 김민경 고아라와 고우란 자매 등이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8월 중순. 연수원 개교와 함께 길잡이가 됐던 승합차량이 멈췄다.

4개월 후 이 차량을 발견한 연수원 가족 후원자(현대자동차 근무)가 정성들여 수리했다. 따뜻한 손길의 원동력은 엔진을 힘차게 움직였다.

‘사랑의 일기연수원’ 차량이 정상 가동돼 세종시를 질주하던 이날 행사장에서는 오는 5월 민?관이 공동주최하는 ‘사랑의 큰 잔치’를 선포했다. 실로 17년 만에 이뤄지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상 등 역사의 귀환이다.

2016년 늦가을 연수원 강제철거의 아픔, 120만 명의 어린이 일기장과 500만 점의 가록문화 매몰과 훼손, 이에 주저하지 않고 콘크리트와 흙더미 속을 뒤져 찾아낸 일기장 등 기록문화.
단전, 단수 등에 맞서 컨테이너에 몸을 의지한 최악의 환경, 살을 에는 추위와 고통 속에서도 좌절하기 않고 견뎌낸 고진광 대표와 직원들. ‘사랑의 일기 큰 잔치’에 필 꽃은 이렇게 준비됐다.

“채은이와 은하, 정민이 에게도 편지 잘 읽었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공부도 계속 잘하고 쑥쑥 잘 커달라…. 무엇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부겸 장관은 아이들 이름을 불러가며 모든 수상자에게 안부를 전했다. 이 서신은 지난 1년 동안 세종 미르초 학생들을 지도한 방지연 선생과 학생들의 손 편지를 받고 김 장관이 지난 8일 회신했다.

고진광 대표는 “김 장관의 격려편지에 큰 위로가 됐다.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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