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을 비롯한 전국의 각 급 학교에서 겨울방학을 이용해 추진 중인 석면철거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어 석면 노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면철거공사는 공사과정 중 석면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업체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하지만 작년에 불거졌던 엉터리 철거 문제점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백석면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석면이 인체에 노출 시 폐암을 비롯해 악성중피종암,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부터 석면시멘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의 경우 전체의 70% 이상이 여전히 석면건축물로 남아 있어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교육청에서는 예산을 확보해 학교 석면철거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의 경우 석면철거를 하고 있는 학교는 충남의 68개교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209개 학교에 이른다. 대부분의 학교가 지난해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월 말까지 석면철거공사를 완료하고 3월 개학부터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다보니 무자격업체가 공사에 참여해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지는 등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공사 완료 후 석면 노출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무자격 업체들이 석면이 함유된 자재들을 임의로 부수거나 조각내서 처리하는 등의 공사를 하고 있고, 학교별 석면철거가 건물별, 층별로 부분적으로 이뤄져 석면 노출이나 환경오염 문제를 지속적으로 대두시키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여름방학 동안 석면철거 공사를 진행했던 충남도내 67개 학교 중 79%인 53개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된 바 있다. 이는 전문업체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데다 현장감시와 모니터링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분석이다.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을 위해 추진하는 학교 석면철거 공사가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를 막을 대책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공사를 마친 모든 학교에 대한 시료채취 검사를 통해 오염여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즉각 보완조치를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대로 석면철거 전문업체의 육성과 확보해 추진하는 한편 지역 환경단체와 학부모 등의 현장 감시와 모니터링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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