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감소・원자재 가격 상승, 최저임금 인상 여파 ‘쌍끌이'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은 자금사정에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5일 발표한 2018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7.8%는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지난해(48.5%)에 비한다면 소폭 감소한 수준이나 2016년(39.2%) 보다는 큰 폭으로 늘었다.

자금사정 곤란 원인(복수응답)은 내수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가 56.9%로 가장 많았고 판매대금 회수 지연(35.6%), 원자재 가격 상승(31.6%) 등의 순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금 애로를 겪는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24.7%)에 비해 6.9%포인트 증가했다. 중소기업이 설 명절에 필요한 자금은 지난해(2억 2340만 원)보다 소폭 상승한 평균 2억 3190만 원이다. 이 중 부족한 금액은 5710만 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24.6%다. 전년과 비교하면 설 자금 수요는 850만 원 늘었으나 부족률은 8.1%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도·소매업의 설 자금 부족률은 48.5%로 지난해(39.9%) 대비 8.6%포인트 늘었다. 매출 감소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중기중앙회는 풀이했다. 중소기업들은 부족한 설 자금 확보를 위해 납품대금 조기회수(28.4%), 결제 연기(28%) 등을 계획하고 있다. 대금 조기회수 또는 결제 연기 등의 계획이 높음에 따라 자금부족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기업도 15.7%에 달했다.

설 상여금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노동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설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 지급 계획이 있는 기업은 56.1%로 전년(29.8%) 대비 3.7%포인트 감소한 반면 지급계획이 없거나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28.5%로 전년(26.5%) 보다 2%포인트 늘었다. 설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는 업체는 1인당 평균 72만 9000원을 지급할 것으로 조사돼 전년(72만 8000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 중소기업의 89.2%는 4일 이상 휴무를 계획하고 있다. 전년(86.2%) 보다 3%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중기중앙회 서재윤 정책총괄실장은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원자재가 상승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등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며 “금융기관이 어려운 때일수록 전향적인 태도로 중소기업 자금 지원정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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