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6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해 연구원들이 개발한 정보통신기술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작품 ’미래당’의 두 주역이 대전을 찾았다. 6·13 지방선거를 120여 일 앞둔 시점에 과연 미래당 창당은 시너지(Synergy) 효과를 가져올 신의 한 수가 될까, 아니면 링겔만(Ringelmann) 효과로 거센 역풍에 시달릴 것인가.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6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를 함께 방문, 중원(中原)에서 양당 통합의 컨벤션(Convention) 효과를 의식한 세몰이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에서 미래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바로 대전·충청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당의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고 했고, 금강일보가 보도(본보 1월 19일자 1면 보도)한 본인의 대전시장 출마 가능성에 관해선 “대전과 인연이 깊다 보니 나오는 얘기인 것 같고,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 대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과학기술과 교육, 창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발언했다.

유 대표는 “대전·충청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보수·진보 양 극단에 실망감이 큰 지역이다. 따라서 신당이 추구하는 중도, 건전한 보수 유권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며 “지방선거 후보 선정 시 우리가 나아가는 길과 부합하는 인물이라면 과거의 정당 경력 등을 까다롭게 따지는 건 옳지 않다. 유연하게 열린 마음으로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개헌안에 ‘세종시=행정수도’를 명시하는 방안과 관련해선 두 대표 모두 ‘대선 공약’, ‘평소 소신’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내부 논의를 거쳐 지방선거 전에 일치된 공약으로 내놓겠다”라고 답변했다.

안 대표는 당내 통합 반대파가 주도하는 민주평화당 출범에 대해서는 “통합을 이루는 과정이 당 대표 혼자 한 것이 아니라 전 당원의 뜻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착잡하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 길(통합)이 옳은 것이고, 대한민국의 정치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회했다.

통합 반대파가 비례대표 의원 출당조치를 요구하는 데 관해선 “지난 총선 때 정당을 보고 투표해 뽑힌 분들이기 때문에 정치적 소신이 다르다면 탈당하고, 그 당에 가서 활동하는 것이 정치적 도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례대표의 경우 출당·제명이 아닌 자의로 당적을 이탈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유 대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최근 미래당을 ‘배신자 집단’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신당에 관해 뭐라 얘기하든 막말에는 전혀 대꾸할 생각이 없고, 국민만 보고 우리의 길을 가겠다”면서 “신당이 의석수로는 열세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한국당은 지방선거 이후 절대로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 혁신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세 번째 출범했음에도 진심으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데는 홍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에게 문제가 있다. 숫자는 많지만 그분들이 결코 보수를 대표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5일 국민의당을 탈당한 고무열 전 대전 유성갑 지역위원장(민주평화당 대전 창당준비위원장)은 “창당 초심을 잃고 무원칙한 합당 추진과 비민주적인 정당 운영을 하는 국민의당, 그리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신당인 미래당에는 희망이 없다. 미래가 없는 미래당과는 함께할 수 없다”라며 두 당의 통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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