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 김영한 선생 별세

대전충남 향토사학계의 큰 기둥 춘강(春岡) 김영한 선생이 5일 오후 3시 별세했다. 향년 98세.

지난 1920년 충남 논산군 광석면에서 출생한 선생은 1941년 충남 고원(지금의 서기) 시험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1년 충남 지방사무관으로 정년(녹조근정훈장)하기까지 평생을 관료이자 향토사학자로 산 그는 공직생활 또한 주로 문화재업무를 담당하며 지역의 많은 문화재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들을 했다. 정년 후에는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과 대전광역시문화재위원,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향토사연구에 매진했다.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충남향토사연구회’는 선생의 주도로 창립돼 공로가 크다. 선생의 주요 연구논문들 또한 이 연구회의 기관지인 ‘향토사연구’를 통해 발표됐다. 현재 시의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동산문화재의 상당수가 선생이 수집, 발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생은 문화재수집가로도 유명하다. 평생에 걸쳐 모은 역사자료 약 2만 여점을 대전시립박물관에 기증, 기탁했으며 그 외 충남대학교도서관과 한밭교육박물관에도 많은 양의 유물들을 기증했다. 이러한 공로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2011년 대전 MBC 한빛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4년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는 춘강 김영한이 걸어온 삶을 통해 지역의 근현대사를 조명해보는 특별전 ‘춘강 김영한 사람의 역사, 역사 속에 사람’을 개최한 바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특별전 당시 ‘노인 하나가 죽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었다”라며 “오늘 우리 지역의 큰 박물관 하나가 사라졌다.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빈소는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7일 9시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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