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는 한 도시 교통행정의 바로미터이다. 지하철이야 대도시에만 설치돼 있지만 시내버스는 전국 방방곡곡에 배치돼 있으니 진정한 대중교통은 시내버스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해보면 그 지역의 행정서비스를 대충은 가늠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얼마나 상세히 노선이나 시간이 잘 안내돼 있는가를 비롯해 배차간격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가도 지방행정의 중요한 척도이다. 환승시스템이나 정류장의 쾌적성 등도 각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여 이 또한 행정서비스의 체크 포인트이다.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시내버스 서비스의 중요한 평가기준이 있다. 얼마나 많은 저상버스와 전기버스, 천연가스버스가 배치돼 있는가의 여부이다. 저상버스는 승강구부터 실내까지 계단이 전혀 없는 버스이다.

저상버스는 노인이나 장애인, 어린이,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보다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된 버스이다. 국내에는 2003년 처음 도입된 이후 배차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저상버스 보급률은 2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30대의 저상버스를 도입한 대전시는 올해 전기버스 2대를 포함해 모두 44대의 저상버스를 도입기로 했다. 2005년 처음 저상버스를 도입한 대전시는 이후 지속 저상버스 비율을 높여 지금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두 번째 높은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2010년을 기해 운행 중인 모든 시내버스를 천연가스버스로 교체했다. 대전시내에서 디젤버스가 사라진 뒤 시가지 지역의 대기질은 크게 개선됐다. 이 때를 제1차 시내버스 혁명이라고 본다면 이제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화 하는 것이 제2차 시내버스 혁명이 될 것이다.

저상버스는 평균 구입가가 2억 2000만 원 정도로 1억 2000만 원 수준인 고상형 버스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 가격이 비싸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통약자들의 교통권을 생각하면 이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도입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

이런 면에서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저상버스 도입에 나서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전기버스를 구입하는 데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니 바람직하다. 배차간격이 지나치게 긴 일부 노선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심야버스 운행 등을 도입한다면 대전의 시내버스 행정은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다.

충남이나 충북은 농어촌지역이 많아 천연가스버스나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보다 적극적으로 전기버스와 저상버스 등의 배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버스는 시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피부로 느끼는 지방행정의 가늠자란 사실을 지자체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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