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환경단체가 환경보전 방안 등을 놓고 대립하면서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대전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와 환경단체가 호수공원을 친환경으로 조성하고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생태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합의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재관 대전시장권한대행과 김규복 갑천지구 친수구역 개발사업 백지화 시민대책위원장,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12일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이 사업을 월평공원 및 갑천과 어우러지도록 조성하고 향후 시민단체 및 전문가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공동주택 1·2블록건설사업은 공공성 확보를 위해 민·관 공동방식으로 추진하고 수요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3블록은 실시계획을 우선 추진해 이르면 올 상반기에 분양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연립주택 부지인 5블록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청년,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생태주거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대전 갑천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서구 도안동과 유성구 원신흥동 일대 93만 4000㎡ 부지에 인공호수공원을 만들고 5000가구 이상의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주거 입지가 좋아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나 시민대책위가 환경파괴와 투기조장 등을 이유로 반대하며 수년간 진척이 되지 않았다. 이런 해묵은 갈등을 민·관이 협약을 통해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이는 시민들의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에 대한 높은 기대와 사업 지연에 따른 시민피해 등을 감안해 사업 추진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대해왔던 시민단체가 호수공원을 친환경으로 만들고 생태주거단지 조성을 조건으로 입장을 선회하며 전격 합의에 이른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합의가 총론적으로는 의견일치를 보았지만 각론으로 가면 이견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친수구역사업은 월평공원과 갑천을 보전하고 어우러지도록 조성한다는 개념이 애매하다. 향후 시가 시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해 나가기로 했지만 해석차이를 보일 경우 언제든 갈등은 재연될 수 있다.

따라서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이 순항을 하기 위해선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번 협약을 보는 시각이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민·관이 상호 입장을 존중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하며 갈등의 주체였던 민·관이 협력을 통해 대안을 찾은 좋은 사례로 평가받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갑천 친수구역이 개발과 환경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인 도시공원과 생태적인 주거단지로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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