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사건 이후 sns 성추행 제보 이어져…성범죄 안전 '도마'

 "남자 스텝(스태프)이 우리 방에 무단으로 문 열고 들어왔어요."

"같이 간 친구가 남자 스텝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파티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안 가게 됐어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묵던 여성관광객이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스트하우스 파티 후 성추행 등을 당했다는 제보 성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숙박료가 저렴한 데다 손님끼리 함께 할 수 있는 파티 이벤트를 마련해주자 만남의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으나 성추행 사건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6일 오전 5시 24분께 제주시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20대 여성의 방에 또래의 한 남성(23)이 문을 열고 침입했다.

같은 게스트하우스 묵던 이 남성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연 파티 이벤트가 끝난 후 자고 있던 한 여성에게 다가가 신체 등을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같은 해 2월에도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 20대 여성들이 자고 있던 방에 몰래 들어가 여성 신체를 만진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실종 신고 하루만인 지난 11일 숨진 채 발견된 여성관광객 A(26) 씨도 다른 성범죄 피해 여성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들이 퍼지면서 여성 혼자서 가지 말라는 당부의 글들도 SNS상에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여성 혼자서 게스트하우스 등을 예약하는 것은 피하라"며 "성추행, 성희롱 문제 등은 말할 것도 없이 많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도움을 청하면 그에 반응해주는 업주가 있는 곳만 찾아가야 한다"거나 "파티가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 "감시카메라가 있는지 살 살펴봐야 한다"는 등의 글도 올라왔다.

파티를 여는 게스트하우스들은 대개 1만∼2만원의 참가비를 받고 마당이나 옥상 등 야외에서 음식과 술을 제공한다.

낯선 이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 파티를 즐기게 하며 분위기를 돋운다.

그러나 술에 취해 벌어지는 사고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숨지기 전 묵었던 제주시 구좌읍의 게스트하우스 주변 주민들은 "밤마다 지나칠 정도로 술을 마셔 대고 고성을 지르는 일들이 많았다"면서 "술기운에 손님들 간에 싸움이 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자 성범죄를 예방하려고 여성 전용 게스트하우스가 생기고 있고 오후 10시 이후에는 무조건 술자리를 끝내게 하고 외출도 금지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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