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지역 가볼만한 곳, 놀거리, 먹거리

"초매의 태고시절,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를 자궁삼아 고요하게 자리한 물웅덩이에서 수화태극의 에너지가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지구상에 생기가 가장 강한 혈이 만들어진 것이다. 혈은 불끈 거리는 힘줄을 형성한 뒤 살찐 대지로 힘차게 뻗어 나갔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백두대간 중 하나인 원수산을 모태로 한다. 풍수학자들은 세종이 원수산과 장남평, 금강을 품어 뭇 생명의 젖과 꿀을 제공하는 명당 중 명당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세종은 지금 대한민국 행정을 대표하는 도시로 우뚝 섰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잠을 잘 때까지 행정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장한다. 우리가 행정을 떠나서 살 수가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런 행정이 세종에 들어섰다면 세종은 지구상에 생기가 가장 강한 혈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만약 나태와 무사안일에 빠져 있다면 세종으로 들어가 보라. 한마디로 확 깰 것이다. 음지와 양지의 구분 없이 도시 전체가 분연(奮然)한 생기로 가득 찼다. 지구촌 어느 곳을 가 봐도 세종처럼 젊은 도시는 찾을 수 없다. 그러니 세종에 입성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세종의 계획은 원대하다. 그의 포부는 이제 십분의 일도 채워지지 않았다. 세종의 포부를 가슴에 품어 보는 것만으로도 지구상에 생기가 가장 강한 혈을 간직하는 것이다.

세종의 포부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밀마루 전망대(세종특별자치시 도움3로 58/어진동 산3)를 올라보라. 2003년 3월에 개관한 밀마루 전망대는 해발 98m의 산 위에 높이 42m 타워로 형성되어 있다. 9층 꼭대기까지는 엘리베이터로 이동한다. 전망대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활찐 들판위로 늠름한 세종이 들어서 있다. 북동쪽으로는 원수산이 보이고 원수산 아래 장남평야, 장남평야 너머로 금강이 은빛으로 일렁인다.

세종은 동서로 흐르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금강너머 북쪽을 강북, 남쪽을 강남이라고 부른다. 알다시피 강북에는 정부청사가 있고 강남에는 세종시 행정관청들이 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강남과 강북을 이어 세종전체를 하나의 관광단지로 만들 것이다. 금년 6월 착공예정인 금강 보행교, 약 1100억 원이 들어가는 보행교는 강북의 호수공원, 대통령 기록관, 국립수목원, 중앙공원, 둘레길, 세종홍보관 등과 강남의 방죽천 특화공원(거리)을 이어줄 세계적인 관광명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펼쳐진 세종을 눈으로 잡아둔 채 세종의 자궁으로 들어가 보자. 우선 전망대 바로 아래에 자리한 갈산서원, 이 서원은 초려 이유태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694년(숙종 20년)에 세워졌다. 사계 김장생 선생에게 학문을 배운 초려는 송시열, 윤서거, 송준길, 유계선생과 함께 ‘충청오현’으로 불린다. 서원바로 옆에는 선생의 오랜 무덤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서원을 잠시 둘러본 뒤 그 유명한 세종호수공원(연기면 세종리 114-380)으로 발길을 돌린다.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정부세종청사와 국립세종도서관은 눈으로만 스케치하고 패스. 인공호수로 국내 최대규모인 세종호수공원은 수면적만 32만2000㎡이니 정규규격 축구장 62배 크기와 맞먹는다. 호수공원에는 약 150m의 모래사장과 최대 50m까지 물을 뿜어낼 수 있는 고사분수, 이동식 소형섬(유리섬, 초지섬, 조명섬, 잔디섬, 데크섬) 등 갖가지 볼거리들이 있지만 호수와 붙어있는 긴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매우 인상적이다.

대통령 기록관은 호수공원 인근에 있다. 역대 대통령이 남긴 문서, 사진, 영상, 집기, 선물 등을 모아서 보존하고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기관인 기록관은 2016년 2월 개관 이래 30만 명이 다녀갔다. 이곳에 가면 실제와 같은 대통령 집무실 의자에 앉아볼 수 있고, 접견실에서는 청와대를 다녀간 외국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직원에게 부탁하면 그 자리에서 사진을 인화해 준다.

호수공원과 대통령기록관을 본 다음 시간이 남으면 행복도시 둘레길로 향한다. 소요시간, 이용자 유형 등을 고려하여 행복도시 외부순환길, 내부순환길, 도시문화길 등 총 18개 코스로 구성된 둘레길 관련정보는 행복도시 세종홍보관(어울로 247/연기면 세종리551-6/044-867-7911~6)에 들러 관계자에게 물으면 친절하게 일러준다. 지상 3층 규모로 행복도시의 역사와 건설현황, 문화, 교육, 주거환경 등 행복도시만의 다양한 특화사업을 전시하고 있는 홍보관을 통해 행복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보자. 세종의 미래를 알고 세종의 포부를 공유한다면 세종으로의 발길에 후회가 없을 것이다.

 

 

세종의 놀거리 중 방울새 어린이 공원을 추천한다. 세종호수공원에서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로 가는 길에 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이 공원은 어린이들이 마음 것 뛰어 놀아도 크게 다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 맛있는 도시락을 싸들고 아이들과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다음 놀거리는 단연 자전거 하이킹이다. 사람들이 넘치지 않는 세종은 도심주변, 특히 호수공원과 금강을 타고 만들어진 방죽천 자전거 도로가 일품이다.

세종으로 인해 잃어버린 원기를 되찾았다면 이제 소모된 에너지를 충전해 발산할 때다. 하지만 세종은 내놓을 만한 음식이 별로 없다. 그나마 후회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한다면 곰탕 정도. 세종시교육청 뒤편 수변상가에 있는 이 곰탕집은 개업한 지 다섯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세종시 주민들이 인정하는 맛 집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종암 기자 rockj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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