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따른 영업성 저하・비대면채널 강화 때문 … 국민 중촌점・하나 중앙지점 통합 예정

대전 원도심에서 점차 은행점포를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점포운영 효율성과 디지털 채널 강화로 이뤄지는 은행지점 통폐합 추세가 지역 원도심에서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NH농협·신한·우리 등 시중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4890개다. 이는 전년 동기(5046개)보다 156개 감소한 수치다.

전국적인 시중은행의 지점 통폐합 흐름은 대전 원도심에서 더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올해 KB국민은행은 대전 중촌 지점을 오는 26일 대전 은행동지점으로 통합시킨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1월 11일 대전중부지점을 대전 은행동지점으로 통합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 역시 대전중앙지점을 내달 12일부터 대전역전 지점으로, 변동지점을 용문역점으로 통합한다. 내달 19일엔 판암동 지점을 가오동 지점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지점 통폐합이 원도심 지역에서 더 활발한 데는 은행권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공통된 상황에 지역적 특성상 해를 거듭할수록 인구가 감소,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은행들이 중복되는 기존 점포를 줄여 영업 효율성을 꾀하는 것도 요인으로 꼽히다. 실제로 원도심으로 분류되는 대전 동구와 중구는 매해 인구가 감소되는 추세다. 동구의 경우 지난 2015년 24만 7975명이 거주했지만 이듬해인 2016년(24만 3612명) 4363명이 줄었다. 중구 역시 같은 기간 25만 434명에서 24만 6904명으로 3530명 감소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수익성 뿐만 아니라 원도심에 위치했던 기존 영업점의 중복도 원인이다.

KB국민은행은 은행 통폐합을 두고 영업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해당 지점을 폐쇄하고 인근 지점과 통합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지역본부의 의견을 수렴해 서울 본사에서 영업성과, 인구이동 등 종합적인 데이터를 통해 통폐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역시 수익성 측면과 더불어 지점 중복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점포 통합을 시행했다는 입장이다.

은행에서야 업무의 효율성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달가울 리 없다. 원도심의 경우 2030세대 보다는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많아 이 같은 통폐합이 계속될 경우 고객 불편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고령자들을 위한 은행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이란 뜻의 리터러시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실 속에서 디지털 채널의 조작 능력을 가리킨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2030세대와 장년층 이상의 디지털 시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미디어뿐만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디지털 리터러시 평생교육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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