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화재로 소화기 판매 급증…소방당국엔 소·소·심 교육요청 쇄도

제천 스포츠센터, 밀양 세종병원 등 최근 잇따른 대형화재로 화재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면서 소화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화재의 경우 예방과 함께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19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소화기 관련 문의전화나 소소심(소화기·소화전·심폐소생술) 교육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화재참사로 교육기관, 양로원 등 각계기관에서 교육 요청이 집중적으로 접수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지난 12일 삼성119안전센터가 중구 중촌동 10개 경로당 임원 50명을 대상으로 중촌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한 화재 등 비상상황 발생 시 대처요령 교육이 대표적이다. 이재혁 경로당연합회 회장은 “지금까진 너무 무심했는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소중한 교육을 받은 만큼 경로당 전 회원에게 소화기 사용요령과 대피요령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소화기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분출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소화기 구매방법이라든지 오프라인 소화기 판매처 등에 대한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몇 년 전 차량화재 사고가 증가하면서 차량 내 소화기 비치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요즘은 가정에서도 소화기를 찾느라 난리다. 이 같은 관심과 맞물려 집들이 인기 선물로 소화기가 재등장하기도 했다. 가정주부 김 모(34)씨는 “최근 집들이 선물로 소화기를 받았다”며 “화재가 잇따르면서 이번 설에는 부모님께도 소화기를 선물해 드렸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소화기 인터넷 구매도 늘었다. 국내 한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지난달 가정용 소화기의 판매량은 4300여 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8%나 늘었다. 두 배 넘게 증가한 거다.
화재 현장에서도 소화기는 초기 진압에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11시경, 중리시장 점포 내에서는 한 상인이 석유난로 조작 실수로 불이 났지만 점포 내 비치된 소화기로 초기 진압에 성공해 큰 불로 이어지진 않았다.

소방당국은 이 같은 소방교육과 소화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만큼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에 대한 인프라가 확산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경우 주택 의무 소방시설로 지정됐지만 지난해 기준 관내 설치율은 35%로 전국 평균(41%)에 못 미친다. 소방본부는 홍보와 더불어 올해 보급율을 47%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관내 소방차 진입 곤란구역을 대상으로 말하는 소화기 75대를 시범설치하기도 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소화기는 초기 진압에서 소방차 1대의 효과가 있다”며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핸선 1가정 1소화기 체계가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석 기자 phs2016@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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