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슈 브리핑’은 한 주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이슈들을 모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는 무엇인지,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이 펼쳐집니다.

 

<3월 1주차 브리핑>

지난해 12월 아베 일본 총리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듯한 모습으로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모습(위 사진)과 지난 3.1절 기념식에서 악수를 하려고 다가오는 문재인 대통령을 피해 등을 돌린 홍 대표의 모습.

대통령 피해 자리 뜬 홍준표 대표, 또 불거진 예절 논란

- 그는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지난해 12월 일본 아베 총리에게 깍듯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으로 굴욕 논란이 일었을 때도 “외국 원수를 만나 의례적인 목례를 한 것을 굴욕외교 운운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꼿꼿한 기개로 일갈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이야기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예의범절 문제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번은 너무 예의 있어서 문제였다면 이번엔 너무 예의가 없어서 문제다. 자국의 대통령이 악수를 하려고 다가오자 고개를 홱 돌려 자리를 뜨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이 열린 지난 1일 서대문형무소.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는 돌발 행동을 보였다. 기념식 시작 전 잔뜩 굳은 표정으로 문 대통령과 악수할 때만 해도 ‘어색한 만남’ 정도로 마무리될 문제였다. 그런데 기념식이 끝난 후 대통령이 다시 참석 요인들과 악수를 나눌 때 홍준표 대표는 그 자리에 없었다. 대통령이 다가오는 동시에 등을 돌려 먼저 행사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김영철 방남 반대 등 사사건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워온 홍 대표가 고의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에서부터,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유례없이 일본을 강하게 비판한 것에 대한 불만 표출 아니냐는 의견, 청와대가 오는 7일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것과 관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기 싸움이라는 해석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그러나 이유를 떠나 정부의 공식행사 자리에서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을 피해 먼저 자리를 뜨는 것이 예의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화제의 이슈로 주목을 끌고 있다. 루리웹, 오늘의 유머 등 진보성향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홍 대표와 관련한 그간의 행적과 논란들을 낱낱이 열거하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는 “아베한테는 폴더 인사 하던 그 분 맞죠?(godfather)”, “아이고... 스트롱맨은 어디갔나 (배운죄2)”, “밴댕이 소갈딱지 ㅋㅋ (OldGamer™)”, “적폐전문청소부가 다가오니 당연히 적폐는 튀어야겠죠 (시라노gs)”, “이게 바로 군자 앞에서 쪼그라드는 소인배의 모습 (캡틴아제로스)”, “쫄아서 꼬리 말고 도망가는 패배자겠죠 (Executrix)”, “악수 거부하면 뭐라도 된 것 같겠지만 현실은 찌질이 (ETS토익)”, “대통령 손잡으려니 수줍었나. 츤데레? 홍데레? (4852898)”, “참 못났다 (미역메소)”, “존중할 줄 모르는 자는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 (프리스페이스)”, “저런 사람이 자유한국당 종신대표 하면 땡큐죠 (*소금인형*)”, “문 대통령이 독도, 위안부 논란에 대해 한방에 터트리셨으니 재한국 일본지부장 입장에서는 얼마나 속이 쓰렸을까 (어른용밀크)”, “준표형, 덴노헤이까 개XX 해봐 (빡빡머리)”, “여러분 우리 홍 대표 너무 까지 마세요. 사실상 우리편이란 말이에요 (ddagr)” 등등 홍 대표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넘쳐났다.

- 한편 홍 대표는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 대표 회동과 관련, 2일 조건부 수락 의사를 밝혔다. 대화 주제를 ‘안보 문제’로 제한하고, 민생과 개헌 문제는 꺼내지도 말 것이며, 5당이 아닌 원내교섭단체 대표만 초청해야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청와대로서는 국회 운영과 개헌 등에서 협조를 받아야 할 민평당이나 정의당을 배제할 리 없으니 사실성 참석 거부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청와대는 3일 “홍 대표가 제시한 조건을 검토했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홍 대표는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열린 여야영수회담에도 모두 불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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