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이는 정치권의 유명한 속설(격언)이다.

역설적으론 진보는 통합으로 흥하고 보수는 비리로 망한다는 뜻이다.

서산의 진보진영은 현재 70%를 넘나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덕분에 이번 6·13선거에서 ‘첫 진보 시장’ 탄생을 꿈꿔왔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선거는 물론 시·도의원 선거에서도 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분위기다.

바로 안희정 전 지사의 신드롬이 깨졌기 때문이다.

서산지역 정치인들은 그동안 자신의 능력보다는 이른바 안 전 지사와의 친분을 크게 부각시키려고 노력해왔다.

안 전 지사와 같이 찍은 사진을 유튜브와 페이스북등 SNS에 올려놓았고 선거홍보 현수막에도 그의 얼굴을 크게 그려 넣었다. 마치 안 전 지사의 선거홍보용 현수막과 같았다.

그런데 지난 5일 안 전 지사에 대한 성폭행 미투 폭로가 나온데 이어 6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제명시키는 등 한순간에 그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판단되는 순간 진보진영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안 전 지사의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SNS 등에 올렸던 안 전 지사와 같이 찍은 사진도 내렸고 그의 모습이 들어간 선거홍보용 현수막도 바꿨다.

권력의 향배에 따라 변절을 밥 먹듯 하는 탐욕스런 정치인의 민낯이다.

이에 대해 한 논객은 “서산시장 선거 예비후보자가 안 전 지사의 흔적지우기에 나섰다”며 “다른지역의 후보들처럼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지고 출마를 포기하라”고 서산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는 또 “안 전 지사와 가까운 도내 6·13 선거 예비후보자들은 그대로 출마하는 건 정치적 도리가 아니라며 출마를 포기했다'며' 안 전 지사의 흔적을 지우기보다는 차라리 그들처럼 출마를 포기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시는 민원을 받고 2회에 걸쳐 올린 글을 삭제했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한 주민은 안 전 지사의 이른바 성폭행 미투 의혹사건과 관련 “지난 10일 지인들과 더불어민주당을 동반 탈당하겠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단면이긴 하지만 진보가 분열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천하의 다스림은 군자가 여럿이 모여도 모자라지만 망치는 것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 는 옛말이 생각난다.

이건 옛날이야기가 아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선량을 뽑는 6·13 선거, 국민적 수준으로 동량을 가려내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당 저당을 기웃거리는 철새정치인이나 능력도 부족하면서 후광을 내세우며 좌고우면하는 정치인, 그들은 모두 나라를 망칠 기회주의자들이다.

유권자들은 이런 점 등 탐욕스런 정치인의 민낯을 잘 살펴서 동량을 선출하길 기대해 본다.

윤기창 /서산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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