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증후군

만성피로, 두통, 근육통증, 소화불량, 위염, 까닭 없는 우울감.직장인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만한 친숙한 질환들이다. 고르지 못한 영양섭취와 과음·과식으로 이어지는 회식, 과로를 부르는 야근 등 직장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이유야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 스트레스가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인지라 그곳에서 받는 스트레스 역시 다른 곳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증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위염, 두통, 만성피로 등 신체적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직장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직장인 증후군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최경숙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밖에 나가면 일자리도 없는데”-슈퍼 직장인 증후군강 대리(35)는 요즘 뉴스를 보는 것이 겁난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높은 실업률, 늘어난 40대 퇴직자 등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서다. 자신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 일에서 손을 놓을 수 없다. 강 씨는 “자칫 잘못하면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한 상태에서 윗사람들에게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스트레스” 라고 말한다.슈퍼직장인 증후군은 자신의 의지와 달리 일에 매달리는 현상을 말한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업무를 생각하고 있는 등 워커홀릭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나 이는 워커홀릭이나 완벽주의와는 조금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슈퍼직장인 증후군은 직장이나 삶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또는 ‘공포’가 바탕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열심히 하기보다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려 하고 일을 끝낸 후 성취감이 적거나 없다. 이러한 생활이 지속될 경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회사 외의 관계에 소홀하게 되어 가족, 친구관계에서 자신이 고립되게 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더욱 쌓이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나도 나를 모르겠어”-사춘기 증후군1년 전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고 당당히 대기업에 입사한 김씨(26)는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 중이다. 대학 2학년 때부터 현재 직장의 입사를 준비했다는 김 씨는 막상 회사에 들어와 보니 일은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적성에 맞는다 생각 했었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했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점점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인간관계와 조직의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다. 김 씨는 현재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하나 라는 사춘기 시절 고민을 다시 하고 있다. 직장에 들어갔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이 나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 초년생들에게는 새로운 고민의 시작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적성에 맞는지, 조직문화에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밀려드는 업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일 투성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사회초년생들로 하여금 사춘기와 같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사회 초년생들은 직장생활과 관련된 환경의 변화로 경험하게 되는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무기력증, 가슴 떨림, 불면증, 대인기피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소화불량, 두통, 탈모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지 않고 담아두다가는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같은 일을 겪은 선배와의 대화, 취미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늘 웃는 얼굴, 속은 타들어가네-가면 증후군직장인 조씨(38)는 주변 동료들에게 사람 좋기로 소문이 나있다. 가끔 무리한 부탁을 하더라도 화내는 법이 없고 부탁받은 일은 책임지고 해낸다. 늘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조씨는 최근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가면 우울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항상 웃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그 뒤에는 오히려 더 우울해지는 이 증상을 가면 우울증이라고 한다. 특히 감정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 직장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그 중에서도 판매직,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면 우울증은 겉으로 항상 웃고 있기 때문에 주위 사람은 물론 본인까지도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 가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으며 불면증, 피로, 소화불량과 같은 신체 증상이 나타나 다른 진료과를 다니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할 경우 약물남용, 알코올중독, 도박 등의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므로 힘든 상황을 속으로 삭이기 보다는 주변에 털어놓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도 자도 늘 피곤하네-만성피로 증후군직장인 10명 중 6명은 현재 겪고 있는 피로를 최소 1개월 이상 느껴오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만성피로가 6개월 이상 진행되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난다. 빈혈, 결핵, 간질환, 당뇨병, 갑상선질환 등 만성 질환이 만성피로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계절 간 급격한 기온차로 인해 나타난 춘곤증에 의해서도 만성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만성피로가 나타날 경우에는 피로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특별한 질병 없이 불안, 우울증 등 스트레스에 의해 만성피로가 나타나기도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피로 증후군은 피로감뿐만 아니라 두통이나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피로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는 말할 것도 없다.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평소 균형잡힌 식습관과 영양섭취를 하고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피로예방 및 개선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날리는 긍정적 자세 중요해슈퍼직장인 증후군, 사춘기 증후군 등의 직장인 증후군은 학술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고 고민해보았을 증상이다. 이러한 직장인 증후군은 우울증으로 발전해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고른 영양섭취, 스트레칭 등 유산소 운동으로 몸에 활기를 주고 숙면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사물의 긍정적인 면을 보려 노력하고 지나치게 높은 목표보다는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택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최경숙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해결하겠다고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를 갖고 사물의 긍정적이고 밝은 면을 보려 노력한다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도움말=최경숙 을지의대 정신과 교수 직장인 증후군 예방수칙1.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라2. 어려운 목표와 지나친 책임감을 버려라3. 우울증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기대하지 마라4. 운동을 하라5. 수다로 스트레스를 풀자6. 숙면을 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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