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늘지만 내리는 양 격차 심해 재앙으로 이어질 것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최근 가뭄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강수량은 늘어나겠지만 내리는 양의 격차가 심해 가뭄과 홍수 발생 빈도수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입니다.”

충남대 환경공학과 서동일 교수의 진단이다. 비교적 비가 오는 시기와 내리는 양이 일정한 지금과 달리 향후 비가 주로 내리는 시기 등을 가리지 않고 비가 많이 올 땐 물이 넘쳐 전국이 물바다가 되고 또 비가 오지 않을 땐 전국이 메마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매년 물로 인한 양극단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서 교수는 “최근 3년간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했다. 가뭄 문제가 이미 현실로 다가온 지 오래”라며 “앞으로 이런 현상이 매년 일어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매년 강수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통계가 방증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보고서를 기반으로 기상청이 발표한 대전·충남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대전 1286.7㎜, 충남 1264.2㎜의 평균 연강수량은 21세기 후반기엔 최대로 증가해 1750㎜에 이른다.

통계가 보여주듯이 앞으로 강수량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가뭄이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가뭄이 더욱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미 이상기온으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뭄 현상은 수년전부터 지적돼 온 기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서 교수는 “최근 강수량은 평년 수준임에도 가뭄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내리는 비의 양과 사용하는 양이 맞지 않은 것”이라며 “비의 양은 한정돼 있음에도 댐에 물이 차지 않는 이유엔 충남에서 늘어나고 있는 발전소, 보령댐에서의 누수 등 추가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급과 수요의 양이 맞지 않는 것과 함께 댐 등의 관리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에선 적은 강수량으로 인한 가뭄도 있지만 최근 강수량이 평년 수준임을 미뤄본다면 앞으로 가뭄을 막기 위해선 꾸준한 관리와 물 R&D에 대한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훈수한다. 시기를 가리지 않고 내리는 비의 양이 크게 차이날 것을 미리 대비해 이를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수량이 많을 땐, 내리는 비를 잘 담아둬 이를 가뭄이 들 때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뭄을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진단과 물 R&D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 교수는 “국내엔 물 관리를 위한 전문가가 다수 존재해있지만 충남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한 전문가는 전무하며 현재 연구할 여건조차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며 “매년 고질병처럼 발생하는 충남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선 물 관리 전문가를 구성해야 되는 것과 더불어 이들에게 가뭄을 해결할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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