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철 박사(배재대학교 산학사업/창업/LINC+ 팀장)

 

3월이다. 대학의 봄은 캠퍼스 구석구석을 누비는 신입생들의 활기찬 발걸음과 웃음소리로부터 시작된다. 배재대학교 캠퍼스는 대전도심의 숨통 역할을 하는 160만 평 월평공원과 인접해 있어 도솔산의 맑은 공기로 충만하다. ‘건축공학종합설계’과목 수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학생에게 다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봤다.

대학 4학년 건축전공학생이면 최소 50% 정도는 건설회사, CM(Construction Management: 건설사업관리)회사, 건축구조설계사무소 등과 같이 전공 관련 직업을 선택할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10여 명 정도에게 질문하면서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직업선택기준과 현실의 차이를 다시 한번 경험했다. 3분의 2 이상이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과 같은 안정된 직업을 선호했고, 몇몇 학생들은 직업의식보다 막연히 돈 많이 벌고 싶다고 했다. 연봉은 5000만 원 정도 받고 싶다고 대답했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미스매치의 한 사례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묻는다. “너희들은 구직활동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니?” 그러자 전공공부, 영어공부, 자격증 취득, 봉사활동, 해외연수, 동아리활동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너는 무엇을 하니?’, ‘너는 무엇을 하니?’ 끊임없는 질문이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 문장을 영역(英譯)하면 어떻게 쓸까? 필자처럼 영어가 짧은 사람도 쉽게 너는(you) 무엇을(what) 하니?(do?) 라고 쓸 수 있고, 기본적인 영어문법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의문사인 ‘what’을 앞으로 위치시키고 조동사인 ‘do’를 넣어 “What do you do?” 정도로 쓸 수 있다.

그럼 반대의 질문이다. 이를 해석하면 무슨 뜻 일까? 이 물음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What do you do(for a living)?’이고 해석해 보면 ‘무슨 일을 하십니까?’ 또는 ‘직업이 무엇입니까?’의 뜻을 갖고 있다. 누구든지 남들이 선호하고 부러워하는 좋은 직업 갖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직업의 선택기준, 미래의 전망, 급여의 기대수준과 같은 판단기준으로 그들의 가능성을 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급속한 산업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창의성, 비판적 사고, 협업능력은 미래를 담보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 및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며 청년고용이 국가의 재난수준이므로 4조 원 규모의 추경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이 기업과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사회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으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국가의 정책과 청년들의 일자리 선택기준이 조화를 이뤄 오롯이 청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 실망실업자(失望失業者)들이 희망취업자(希望就業者)로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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