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에 메이 총리까지 압박…저커버그, 직접 증언 끝내 거부할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의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용 사건과 관련해 미국과 영국 의회의 '직접 증언' 압박이 점점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미·영 언론에 따르면 저커버그가 양국 의회의 출석 요구에 머뭇거리자 급기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까지 나섰다.

메이 총리는 "저커버그 CEO가 왜 사람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걱정하는지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국 의회의 위원회에 나오는 것은 그의 몫이지만"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저커버그가 스스로 결정하겠지만 내 바람은 페이스북이 지금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람들이 왜 그렇게 우려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또한 위원들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지금까지는 의회에 직접 출석할 의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은 저커버그 대신 마이크 슈로퍼 최고기술책임자(CTO) 또는 크리스 콕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다음달 런던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번 이슈와 관련해 대중과 의회의 관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권한을 가진 최고위 임원진 수준에서 이를 다뤄야 한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5천만 명의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빼돌려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관련 당국의 조사에 직면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의회 디지털·문화·미디어위원회 다미안 콜린스 위원장은 "우리는 여전히 저커버그로부터 설명을 듣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상·하원에서 보낸 출석 요구서도 저커버그에게 날아갔다.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는 다음 달 10일 '사생활 정보자료 보호와 소셜미디어'를 주제로 열리는 청문회에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의 CEO 출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상원 법사위 외에 상무위원회,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가 저커버그의 출석 증언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저커버그는 이번 파문과 관련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가 사태 발발 나흘 만인 지난 21일 처음 입장을 밝혔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린 데 이어 CNN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업체가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밝힌 뒤 의회의 증언 요구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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