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 조한영 문화체육관광국장이 2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2100억 원대 안면도관광지 3지구 개발사업이 무산됐다.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컨소시엄(롯데자산개발㈜·㈜호텔롯데)이 선정된 후 22개월 만에 충남도는 롯데 측에 자격취소를 통보했다. 도는 특혜와 다름없는 롯데 측의 무리한 요구로 사업이 틀어졌다고 항변하지만 그룹총수인 신동빈 회장 구속의 후폭풍으로 대형개발사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도 역시 행정력과 협상력 부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조한영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현안브리핑을 열고 “오늘 오전 롯데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취소를 통보했다. 책임소재와 이유를 불문하고 사업이 무산된 데 대해 도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도는 롯데의 자격취소 사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든다. 먼저 롯데 측이 지난 1월 지구내 토지 중 매입 후 태안군에 기부채납토록 돼 있는 녹지를 매입대상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기부채납 토지는 녹지 21만 2239㎡, 도로 1만 1773㎡다. 롯데가 매입하기로 한 56만 3085㎡의 39.8%에 달한다.

조 국장은 “관련법을 보면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은 관리청에 무상귀속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안면도관광지 개발공모지침서에도 ‘개발사업자는 대상토지 전부를 매입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다”며 “조성계획을 변경해서라도 녹지를 기부채납 토지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는 법과 공모지침을 어기는 것일뿐 아니라 특혜와 다름없다”고 잘라말했다.

롯데 측은 또 3지구 토지매입가격으로 최대 241억 원을 책정했고 그 이상은 외국인투자법인(SPC) 설립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조 국장은 “토지가격은 감정평가기관 2곳의 감정 결과를 따르도록 한 공모지침 위반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와 협의에서 롯데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를 결정하는 이사회조차 열지 못해 SPC 설립에 실패한 사실까지 확인했다”면서 “본계약 체결 필수요소인 SPC 설립조건은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취소 사유에 해당돼 28일 롯데에 통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면도관광지 3지구개발사업은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56만 3085㎡면적에 오는 2020년까지 2107억 원을 투입해 콘도 570실과 독립성콘도 30실, 테마형 호텔 80실을 건립하는 게 골자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생산유발 1조 2000억 원, 소득유발 2154억 원, 고용유발 6398명, 세수증대 624억 원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도는 분석한 바 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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