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영화인협회 지역기반 영화제작 추진
인력·인프라 부족에 우려의 목소리도

#. ㈔대구경북영화인협회는 지난해 대구시로부터 시비 3억 원과 지역 기업의 후원 7억 원으로 지역 기반의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여러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영화는 개봉 이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흥행했고 촬영지인 대구 역시 이로 인한 관광객 유입 효과도 제법 쏠쏠했다는 평이 이어지면서 대구 영화 발전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대구 영화계의 자체 지역 기반 영화 제작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면서 대전영화인협회를 비롯한 지역 영화계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취약한 인력구조와 인프라 탓에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전영화인협회는 올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저예산 독립단편영화 제작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지역 영화계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진 적도 없고 토종 영화인 양성 등의 인력이나 인프라도 부족한 게 현실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역의 한 영화계 관계자는 “대전의 영화 쪽 종사자들은 이게 본업이 아니고 다들 좋아서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역설적으로 대전에서의 영화 제작 풍토가 그만큼 척박하다는 반증'이라며 “지역 영화계 풍토가 이렇다보니 대안을 내기도, 문제를 지적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에서, 지역출신 토종 영화인들의 영화 제작이 어려운 것은 대구의 경우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대전은 그런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어서다. 영상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해 대전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방송영상제작 시설인 ‘스튜디오 큐브’가 지역 영화계의 기대 속에 문을 열었지만 아직까지 “지역 영화계 인프라로까지 연계하기엔 갈 길이 멀어보인다”는 영화계의 한탄이 상징하듯 이를 제외하고 사실상 지역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관련 정책이나 활동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지역 영화계는 장기적으로 지역의 힘으로도 뛰어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기껏해야 촬영 지원이나 장소 제공 정도의 소극적인 정책을 벗어나 지역 토종 영화인 양성과 함께 모색과 실험을 통한 영화 산업 관련 인프라 창출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래야 대전이 영화 산업에서의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성낙원 대전영화인협회장은 “여건이 어렵지만 지역 영화인들과 함께 대전을 제2의 영화도시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며 “저예산 독립단편영화 제작부터 시작해보려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관계자들과 연계해 의견수렴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