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강북 로또'"…비강남권도 청약 열기 '후끈'

올해 들어 강남권에서 시작된 청약 열기가 비강남권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30일 GS건설에 따르면 이날 문을 연 서울 마포구 염리3구역 재개발 '마포 프레스티지자이' 견본주택에는 개관 1시간 전부터 긴 줄이 형성됐으며, 오후 6시까지 8천여 명이 다녀갔다.

신병철 GS건설 분양소장은 "이 단지는 광화문, 여의도, 종로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마포구의 신축아파트를 기다리는 많은 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9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영등포구 당산동 5가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올해 서울 최고 경쟁률인 평균 79.9대 1을 기록했다.

108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통장 8천629개가 몰려 올해 서울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갈아치웠다.

이들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당첨만 되면 억대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앞서 강남권에서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개포 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강남구 논현동 주상복합 '논현 아이파크', 과천 주공2단지 재건축 '과천 위버필드' 분양이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분양'이라 불린 가운데, HUG의 분양가 통제는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가리지 않고 적용되면서 강북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도 '강북의 로또 아파트'라 불리고 있다.

'마포 프레스티지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천600만 원에 책정돼 당첨 시 2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생길 것으로 수요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전용면적 84㎡가 9억 원이 안 되는데, 주변 시세는 이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 59㎡F형 기준 5억7천만~8억원 선, 전용 84㎡E형은 6억5천만~10억원 선이다.

반면 염리동에 있는 '마포자이3차'는 전용 84㎡ 분양권 호가가 11억5천만~12억 원에 달하고, 입주 4년 차인 '마포자이2차'는 전용 84㎡ 시세가 12억 원에 이른다.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의 경우도 전용 84㎡ 분양가가 8억 원대 후반인데 작년 입주한 '당산역 롯데캐슬프레스티지'의 전용 84㎡ 호가가 10억 원에 달하고 있어 당첨되면 1억~2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다.

비강남권 단지는 강남권과 달리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점도 수요자들에게 장점으로 꼽힌다.

강남권은 대부분 주택 가격이 9억 원이 넘어 집단대출이 안 되지만, 3.3㎡당 분양가가 2천만 원대인 비강남권은 전용 84㎡의 경우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마포 프레스티지자이'의 경우 GS건설이 신한은행과 협약을 맺어 9억 원이 넘는 대형 주택에 대해서도 중도금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울은 강남, 비강남을 가리지 않고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의 분양가 인하 압박으로 시세보다 싼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집값이 수년간 급등한 가운데 최근 불확실한 장세가 펼쳐지면서 수요자들이 기축 아파트 매매 대신 신규 분양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분간 부동산 중개업소는 썰렁하고 견본주택에만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점점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집값이 오르면서 '단기 고점' 논란이 심해져 덜컥 집을 매수하기를 주저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불확실한 장세에서 매입가를 낮추려는 '안전자산 구매심리'가 작용해 분양 시장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